[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신태용호의 보이는 리더는 기성용(29, 스완지시티)이다. 경기는 물론 생활에서도 선수들의 의견을 코칭스태프에 적극 전달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리더는 따로 있다. '시어머니' 역할을 하는 '어린왕자'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이다. 구자철은 최근 두 번의 월드컵에서 희로애락을 겪었다. 2010년에는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캠프에서 최종 명단 탈락이라는 아픔을 확인했다.
4년 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기운을 바탕으로 기성용과 함께 팀의 실세 역할을 했다. 골까지 맛봤지만, 팀은 1무 2패로 처참하게 쓰러졌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우기 위해 노력한 구자철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에 합류했다. 그는 23인 체제로 온 오스트리아 레오강 사전 캠프에서 훈련 후 자체 미팅에서 동료들에게 잔소리를 쏟아냈다.
평소 진지함의 대명사인 구자철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그에게는 아직 주전이 보장되지 않았다. 4-4-2, 3-4-1-2, 3-4-3 등 포메이션 변화에 따른 전술 운영에서도 구자철이 설 수 있는 자리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역대 월드컵에서 출전 여부에 상관없이 '희생'의 가치를 보여준 선참급이 있으면 성공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했던 2010 남아공 당시 이운재, 안정환 등이 그랬다. 구자철은 조커 역할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10일 오후(한국시간) 레오강 슈타인베르그 슈타디온에서 만난 구자철은 이날 오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스웨덴-페루 평가전에 대한 감상부터 남겼다. 절대 흥분하지 않는 구자철은 "스웨덴은 전형적인 유럽팀이다. 쉽게 흔들리지도, 무너지지도 않는다"며 일부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스웨덴의 상징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합류하지 않아 공격의 무게감이 떨어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는 구자철은 "그래도 특유의 끈끈함이 있다. 우리도 너무 급할 필요는 없다. 신중해야 한다. 지역 예선에서 실점이 정말 적었다. 이탈리아와 플레이오프에서는 11명이 응집해 경기했다"며 "오랜만에 월드컵에 나서니 의욕이 있을 것이다.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야 한다"며 90분 집중력이 승부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 캠프에서 좋은 과정을 거쳐야 월드컵에서도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구자철은 "스웨덴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운동이 힘들어 지칠 수도 있고 걱정도 될 것이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됐다"며 선수단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최종 평가전은 스웨덴전의 거울이다. 그는 "이기고 싶고 이기기 위해 준비하겠다. 세네갈은 좋은 공격진 있고 개인기도 뛰어나다. 최종 평가전이라 이겨야 하고 골이 터져야 자신감이 상승한다.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선수단이 똘똘 뭉쳐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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