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내리는 비가 야속할 법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그랬다.
롯데는 지난 10일 사직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주말 홈 3연전 마지막 날 경기를 치렀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를 3루수로 돌리고 채태인을 1루수로 내세웠다. 또한 이병규를 지명타자로 뒀다. 조 감독은 "공격적인 라인업"이라며 "고정된 툴에서 변화를 줄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에이스'인 브룩스 레일리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였다. 수비적인 부분보다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KIA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노렸다.
승리와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꺼낸 카드다. 조 감독의 의도는 맞아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롯데 타선은 1회말부터 터졌다. KIA 선발투수 한승혁을 상대로 2회를 제외하고 4회까지 점수를 냈다.
공격형 선발 라인업이 효과를 본 셈이다. 4회까지 앤디 번즈와 나종덕을 제외하고 타자 9명 중 7명이 안타를 쳤다.
그러나 경기 전부터 오락가락하던 비가 롯데에게 심술을 부렸다. 4-0으로 앞서가던 4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주심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빗줄기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40분 동안 중단된 경기는 결국 우천 노게임 선언됐다. 롯데가 앞서 뽑은 점수와 안타는 모두 없던 일이 됐다.
만약 경기가 다시 정상적으로 치러졌다고해도 롯데가 승리를 거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롯데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주말 3연전 마지막 날 경기가 됐다.
반면 4실점하면서 흔들리던 한승혁과 KIA는 내린 비가 고마울 따름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광주로 돌아갔다.
롯데는 노게임과 '악연'이 있다. 김시진 현 KBO 경기위원이 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014년 7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당시 4연패 중이라 승리가 절실했다. 롯데는 그날 LG를 상대로 답답하던 타선이 터졌다. 전준우의 3점포에 김민하(현 한화 이글스)가 적시타를 쳐 4회초 9-1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마운드에는 토종 좌완 에이스 장원준(현 두산 베어스)이 3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다. 승리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것도 잠시. 4회초 공격 도중 내린 비는 폭우로 바뀌었다. 31분 동안 중단된 경기는 결국 노게임 선언됐다.
당시 롯데-LG전은 역대 최다 점수차 노게임과 타이 기록이 됐다. 앞선 두 경기는 1998년 7월 27일 OB-롯데전(4회초 8-0)과 2000년 5월 26일 롯데-삼성전(4회초 0-8)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롯데가 치른 경기였고 중단된 시점도 4회로 같다.
롯데는 지난주 3승 2패를 기록했다. 이번주 삼성과 주중 홈 3연전을 치른 뒤에는 수도권 원정 9연전이 기디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방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비로 날려버린 상황은 롯데 입장에서는 더욱 아쉽다.
4승 1패라는 주간 성적표를 손에 쥔 KIA도 이번주 경기 일정은 녹록하지않다. 앞선 순위에 있는 팀을 연달아 만난다. SK 와이번스와 주중 홈 3연전을 치른 뒤 서울로 다시 올라와 LG와 주말 3연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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