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이 온두라스전을 통해 재차 승리 공식을 확인했다. 상대보다 더 많이 뛰고 전방 압박과 협력 수비가 있어야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머리에 넣었다.
신태용 감독은 28일 온두라스전에 4-4-2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공격 중심의 축구로 온두라스를 요리했다.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과 문선민(26, 인천 유나이티드)이 골맛을 봤다.
최전방에는 손흥민, 황희찬(22, 잘츠부르크)이 나섰다. 이들은 온두라스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좌우의 이승우(20, 헬라스 베로나), 이청용(30, 크리스탈 팰리스)도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히며 온두라스 수비 전진을 막았다.
포메이션 실험과 선수 시험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앞세우면서 선발진은 맹수처럼 뛰었다. 온두라스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압박으로 볼을 뺏으려는 의지도 보여줬다.
이승우가 가장 활력이 넘쳤다. 34분 상대에 밀려 넘어진 뒤 시비를 걸자 바로 일어나서 기싸움을 펼쳤다.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일조했다.
후반 10분 투입된 문선민도 처음에는 긴장해 볼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며 애를 먹었다. 그러나 27분 골을 넣은 뒤에는 여유를 찾았다. 30분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는 볼을 끝까지 따라가 잡으려다 넘어졌고 육상 트랙까지 밀려나는 등 위험한 장면도 만들었다.
한국은 본선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차례대로 만난다. 스웨덴은 힘과 높이가 장점이고 멕시코는 잔 기술과 빠른 패스 전개가 일품이다. '우승 후보' 독일은 두 팀의 장점을 모두 더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한국이 세 국가의 스타일에 대응하려면 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막는 것은 필수다. 압박과 무한 체력으로 90분 내내 뛰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를 질리게 만들어야 한다.
그나마 신 감독이 선수단의 컨디션을 맞추며 강약을 조절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출전 조절은 있어도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이 강약을 조절하는 것은 없다. 100%로 뛰어야 한다"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강조했다.
온두라스전에서는 기성용(29, 스완지시티), 이재성(26, 전북 현대)이 쉬었고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도 경기를 걸렀다. 이용(32), 김신욱(30, 이상 전북 현대)도 짧은 교체 출전으로 경기 감각을 익혔다. 장현수(27, FC도쿄)도 오스트리아 사전 캠프에 맞춰 내보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평가전보다 체력 소모가 심한 월드컵을 고려한 조치라는 점은 나쁘지 않다. 평가전 4경기 중 첫 경기에서 선수를 아끼며 출정식을 하는 6월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 현시점에서 가장 좋은 조합을 만들고 오스트리아로 넘어가겠다는 신 감독의 판단으로 보인다.
2014 브라질월드컵 코치였던 박건하 전 서울 이랜드 감독은 "평가전에 선수들을 무리해 내보낼 필요가 없다. 체력을 본선 첫 경기에 맞춰 만들어가야 한다. 상대보다 더 많이 뛰면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어차피 오스트리아에서도 7일 볼리비아(공개), 11일 세네갈(비공개)전이 있다. 최종 목표도 본선 첫 경기다. 선수를 아끼고 체력을 끌어 올리면서 할 수 있는 것은 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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