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8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2주차 경기에서 대어 사냥에 성공했다.
세계랭킹 10위 한국은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세계 5위 러시아를 만났다. 러시아는 주전 멤버가 많이 빠지긴 했지만 이번 2주차에서 전승을 목표로 뒀다.
그러나 한국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한국은 김연경(엑자시바시)과 이재영(흥국생명) 쌍포를 앞세워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이 구 소련 시절을 포함해 러시아에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이 4년 만이다. 한국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3-1(21-25 25-21 27-25 25-22)로 이겼다.
3-0 승리만 따진다면 40년 만이다. 지난 1978년 레닌그라드에서 열린 제8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구 소련을 상대로 3-0(15-13 15-12 15-12)으로 이겼다. 당시는 현행 랠리포인트제가 아닌 서브권제로 경기를 치를 때다.
당일 러시아전 승리로 역대 상대 전적은 8승 46패가 됐다. 한국은 화력 대결에서 러시아에 밀리지 않았다. 김연경과 이재영은 31점을 합작했다.
두 선수 외에도 미들 블로커(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이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0점을 올렸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온 김희진(IBK기업은행)도 9점을 보탰다.
반면 러시아는 이리나 페티소바가 12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공격수들이 모두 한자리수 득점에 묶였다. 팀이 자랑하는 높이도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블로킹에서 8-5로 러시아에 앞섰다. 서브에이스도 마찬가지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가 자신이 올린 3점을 모두 서브로 기록하는 등 서브 득점에서도 6-3으로 러시아를 제쳤다.
주장을 맡고 있는 김연경은 러시아전이 끝난 뒤 "러시아 선수들이 경기 초반부터 실수가 좀 많이 나왔던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예상보다 경기를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영과 2세트에서 교체 멤버로 코트에 나온 강소휘(GS칼텍스)는 "언니들이 서브도 그렇고 공격과 수비 모두 정말 잘 해준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재영은 대표팀에서 뛸 때 종종 상대 높이에 힘들어했다. 그러나 러시아전 만큼은 블로킹에 상관 없이 강·연타를 섞어가며 공격을 시도했다.
그는 "코트 안에 있는 선·후배 모두 빠른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이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며 "대표팀 합류 뒤에도 블로킹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있게 공격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주장 시니아 파루보츠는 "아쉬운 마음이 정말 크게 남는 경기가 됐다"면서 "한국전을 위해 준비한 것이 모두 안됐다. 내일(24일) 경기 준비를 다시 해야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국은 24일 같은 장소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2주차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이탈리아전에 앞서 러시아는 독일과 맞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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