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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의 상징 벵거 감독, 아름답게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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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동안 이끌었던 '포병대' 아스널 지휘봉 내려 놓기로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아르센 벵거(69)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벵거 감독은 20일(한국시간) 아스널 구단과의 협의를 통해 "올 시즌 종료 후 아스널 감독직을 놓는다. 오랫동안 아스널을 이끌었던 것은 내게 큰 축복"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출신의 벵거 감독은 1996~1997 시즌 벵거 감독은 아스널에 부임했다. 1995년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를 맡아 일왕배 우승 1996년 J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나고야의 성과를 바탕으로 '포병대'로 불렸던 아스널 지휘봉을 잡은 벵거 감독은 1997~1998 시즌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밀어내고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팀의 체질 개선을 해낸 벵거 감독은 2001~2002 시즌 우승으로 아스널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특히 2003~2004 시즌 26승 12무로 무패 우승을 해내는 등 업적을 세웠다. FA컵 7회, 커뮤니티실드(리그, FA컵 우승팀의 단판 승부) 7회 우승도 아스널에 남겼다.

그러나 2003~2004 시즌 무패 우승 이후 리그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트 사커'를 앞세워 아스널에 패스 축구를 확실하게 심어 놓았지만, 성적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4위는 과학'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동네북이었다.

'벵거는 아스널을 나가라'는 팬들의 시위는 지난 시즌부터 시작됐다.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 투자로 성과를 내는 구단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등 전통 라이벌에 밀리고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 홋스퍼가 아스널을 앞지르면서 성난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올 시즌은 더 어려워졌다. 5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16승6무11패, 승점 54점으로 6위다. 11패는 부임 후 최다 패배다. 우승을 확정한 1위 맨시티(87점)와는 무려 33점 차이다. 유로파리그(UEL) 4강에 올라 있는 것이 복이라면 복이다.

결국, 벵거는 고민 끝에 아스널을 떠나는 것으로 신변을 정리했다. 벵거 감독은 "나는 헌신하는 마음으로 구단을 이끌었다. 아스널의 모든 구성원에게 감사한다. 팬들이 끝까지 아스널을 응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벵거 감독과 경쟁했던 감독들은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벵거 감독은 EPL 최고 감독 중 하나다. 내가 그의 라이벌이자 동료, 친구였던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조제 무리뉴 현 맨유 감독은 "늘 그에게 행운이 따르기를 바란다. 그와 싸웠던 시간은 즐거웠다"고 답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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