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두 번이나 출루를 허용했으니 오늘은 제가 졌습니다."
쾌투를 펼친 제이슨 휠러(28)가 친구이자 라이벌인 박병호(31, 넥센 히어로즈)를 치켜세웠다.
휠러는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7이닝동안 4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한국 무대 첫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2실점 이하)와 첫 승리 등 좋은 기록들을 모조리 챙겼다. 전날 기록했던 팀의 개막 역전패 또한 설욕하는 데 앞장섰다.
기록에서 보이듯 투구 내용도 만족스러웠다. 한용덕(53) 한화 감독은 "앞으로도 쭉 저렇게 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말로 그의 기량을 평가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최재훈(27) 또한 "제구력이 되는 선수다. 리드하기도 편했고 상대 타자들을 신경쓰게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휠러 또한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후 "내 첫 승도 기쁘지만 팀이 첫 승을 올려 기쁘다"면서 활짝 웃었다.
그러나 이날 이러한 휠러를 괴롭혔던 타자가 있다. 2번이나 출루를 허용한 박병호다.
박병호는 이날 휠러를 상대로 안타는 없었고 삼진도 하나 당했지만 몸에 맞는 공과 볼넷 하나를 얻어 두번의 출루에 성공했다. 마이클 초이스와 더불어 유이한 멀티 출루를 기록한 선수였다. 휠러는 박병호에 대해 "정말 좋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박병호에게 허용한 한 개의 몸에 맞는 공과 한 개의 볼넷은 다른 타자에겐 전혀 없었다. 그만큼 박병호와 신중한 대결을 펼쳤다는 뜻이다. 그는 "모든 좋은 타자들을 신경쓴다. 박병호도 마찬가지다. 그는 강타자이기 때문에 조심스레 던진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두 번이나 출루를 허용했기 때문에 내가 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박병호를 치켜세웠다.
사실 박병호와 휠러는 구면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두 선수 모두 뛴 경험이 있다.
특히 미네소타의 마이너 팀인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고락을 함께했다. 박병호가 미국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면서 돌아온 것과 비슷한 시점에 휠러 또한 총액 57만 5천 달러(한화 약 6억 4천만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에서의 동료가 한국에서 재회한 것이다.
"미국에서 꽤 친해졌다"는 것이 휠러의 말이다. 그는 "어제 오늘 인사를 나눴다"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인 중 박병호의 팬이 있어 박병호에게 직접 사인볼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인연을 맺었지만 한국에선 적으로 만난 이들이 앞으로 어떤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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