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감독 겸 배우 문소리가 문화예술계 '미투(Me Too)' 운동을 지켜보며 느낀 소회를 알렸다.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 행사 및 영화계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토론회가 진행됐다. 1부 행사에서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소개와 활동 계획 발표가 이뤄졌다.
2부에서는 영화계 성평등 환경조성을 위한 성폭력 실태 결과발표 토론회가 이어졌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토론회는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진행을 맡고 배우 겸 감독 문소리, 감독 남순아,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부소장,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집행위원장, 법무법인원 원민경 변호사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배우 겸 감독 문소리는 이날 배우로는 유일하게 토론회에 참석해 '든든'의 개소에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그간 만연했던 한국영화계 성폭력적 관행을 함께 돌이켜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개소 소식은 굉장히 반갑고 응원하지만 이 자리 토론에 참석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조금 주저하기도 했다"며 "'내가 이런 문제를 담담하고 차분하게 많은 사람 앞에서 감정의 큰 동요 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다"고 참석을 결정하며 겪은 고민을 돌이켰다.
문소리는 "하지만 그동안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폭로를 시작으로 이어져 온 미투 운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첫 번째로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몸과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며 "내 주변 동료 선후배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걱정했고 내 영화 인생을 종적으로 되돌이켜 보면서 마음이 많이 힘든 시간들이었다"며 "내 주변을 보니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많은 영화인들이 아프고 초조한 마음으로 걱정하고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지금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더라. '우리 모두 힘든 시간이구나'라고 굉장히 절감했다"고 알렸다.
그는 "그러면서 첫 번째로 우리는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거나, 암묵적 동조자거나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었음을 영화인 전체가 사실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그러니 이것은 곧 몇몇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돌아보는 시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관객들, 온 국민들이 이런 시간들을 통해 배신감, 분노를 느껴 한국 영화, 문화예술계 전체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들, 시각들이 굳어지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문소리는 "'든든' 개소 소식에 정말 반가웠다"며 "2016년 준비해 작년 한 해 실태조사를 했고 지금 필요한 때 개소한다고 해 반가웠다. 그런 것을 미리 준비해준 선배 여성영화인들이 든든했고 한편 자랑스럽기까지 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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