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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사실은 친구 사이…이상화·고다이라의 남다른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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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자랑스럽다"며 치켜세워…양국 국민 잊을 수 없는 장면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이상화(스포츠토토)와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아름다운 우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18일 강원도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금메달은 36초94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고다이라에게 돌아갔다. 500m 최강자다웠다. 이상화는 초반 스타트가 10초20으로 가장 빨랐지만 인코스에서 약간 밀렸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이상화와 31살의 나이에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고다이라 모두에게 강한 압박감이 있었다. 양국 언론 또한 두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끝나자 둘은 경쟁이 아닌 친구로서 서로를 감쌌다. 경기가 끝난 후 두 선수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서로 부둥켜안고 대화를 나눴다. 한국과 일본이라는 역사적으로 특수한 관계 탓에 경쟁자로 그려지는 일이 많았지만 이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서로를 보며 노력한 사이다. 이상화는 고다이라를 "자랑스럽다"고 했고 고다이라는 "상화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고다이라는 서로의 우정을 가늠할 수 있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3년 전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의 일이다. 곧바로 네덜란드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상화가) 아이스링크에서 공항까지 가는 택시를 불러줬다. 돈도 대신 내줬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아쉬울 수도 있을텐데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해줬다. 정말로 기뻤다"고 소개했다.

당시 서울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에서 고다이라는 처음으로 이상화를 넘었다. 둘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한 것도 이 시점이다. 2014년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난 그는 당시 서울 월드컵에서 첫 유학의 성과를 냈다.

고다이라는 2006년부터 꾸준히 500m에 참가했지만 올림픽은 물론 ISU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오른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대회를 기점으로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넘어 500m 최강자로 등극했다. 그리고 평창올림픽에서도 우승하면서 500m 25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도 세웠다.

라이벌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상화는 고다이라를 꾸준히 챙겼다. 그는 "고다이라가 예전에 한국 놀러왔다. 2007년이었을 것"이라며 "절친한 사이다.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추억이 많다"고 말한 이상화는 "여전히 택배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내가 일본 식품을 좋아해서 고다이라가 보내주고 나도 선물을 보내준다"면서 변함없는 우정을 강조했다.

올림픽의 결과는 극명히 갈렸다. 그러나 이들의 우정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가장 압박감이 심했을 경기를 끝낸 뒤 이들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한일 양국의 '빙속여제'가 보여준 스포츠맨십은 양국 국민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조이뉴스24 강릉=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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