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네덜란드 일색의 스피드스케이팅 메달 흐름에서 김민석(19, 성남시청)이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새겼다.
김민석은 13일 강릉 오벌(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93으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키엘트 누이스(네덜란드)가 1분44초01로 금메달, 패트릭 로에스트(네덜란드)가 1분44초86으로 은메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놀라운 성적이다.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팅 여자 1500m, 3000m와 남자 1500m, 5000m 금메달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여자 3000m는 금, 은, 동을 휩쓸었다. 남녀 1500m는 금, 은을 수확했다. 김민석의 동메달이 놀라운 이유다.
2014년 당시 16세에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제2의 이승훈'이라는 기대를 받은 김민석은 2016 릴레함메르 유스동계올림픽 1500m와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게 무섭게 성장했다.
홈 이점을 안고 뛰는 김민석에게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해 2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1500m에서 1분46초05로 5위에 오르며 다시 한번 가능성을 남겼다.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 최고 선수로서의 입지를 구축해갔다.
욕심이 많은 김민석은 자신의 경기 영상을 수없이 보며 고칠 부분을 찾아 보완했다. 또, 세계적인 선수들의 영상도 확인하며 경기 운영을 눈에 넣었다.
긴장감은 즐기는 것으로 대신했다. 올림픽으로 오는 과정이 그랬다. 지난해 ISU 1~4차 월드컵에서는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12월 캘거리 3차 월드컵에서는 1분43초49로 10위에 오름과 동시에 개인 최고 기록도 달성했다.
체중 관리도 치밀했다. 단거리의 경우 체중을 늘린 만큼 속도가 더 빨라진다. 장거리를 위해 7㎏를 감량했던 김민석은 1500m를 위해 3㎏를 더 늘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민석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승훈은 “1500m는 (김)민석이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며 큰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패기를 앞세운 김민석은 경기 하루 전날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며 파란을 예고했다. 빙속에서는 이승훈의 장거리 외에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확실히 깨주겠다는 다짐이었다.
멀티플레이어인 김민석은 1500m는 물론 매스스타트, 5000m 등 장거리까지 노리고 있다. 어린 시절 장거리를 뛰었던 감이 그대로 몸에 남아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하는 1500m 집중했던 김민석이 메달권 근처까지만 가줘도 성공적이었다.
결과적으로 김민석은 대형 사고를 쳤다. 한국 선수는 물론 아시아 선수까지 범위를 넓혀도 최초 메달이다. 김민석은 "괴물에 한 발 더 다가간 느낌"이라며 자신의 성장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4년 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해 기대감은 더 커진다. 일단 김민석은 차분했다. 팀 추월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22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지속 성장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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