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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하늘의 어머니를 위해…승부수 던진 최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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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여자 싱글 클린 연기, TOP 10 진입 희망가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최)다빈이는 이겨낼 거에요."

대한빙상경기연맹 한 고위 관계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나선 최다빈(19, 수리고)만 보면 마음이 아프다. 지난해 최다빈이 겪은 일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최다빈은 잘 알고 있는 이 관계자는 "대표 선수 중 한 명이니까 똑같이 대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로 미안하고 안타깝다. 우리는 오직 선수가 시련과 아픔을 버텨내기를 바라서 방관자처럼 있었는데 그게 아니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최다빈은 어머니와 갑작스럽게 작별했다. 훈련마다 늘 옆에 있었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언니와 모든 고통을 감내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라 어린 최다빈이 견뎌내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빙상경기연맹은 올림픽 시즌이라는 이유로 다른 해보다 이른 7월 말에 1차 선발전을 열었다. 한 달여 만에 최다빈이 모든 것을 털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나서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와서 개최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설령 최다빈이 모친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도 선수들의 컨디션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일정이라는 점에서 모두에게 미안하다. 피겨는 다른 종목과 달리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선수가 많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고 전했다.

어머니의 부재는 물론 부츠 문제까지 괴롭혔다. 고민하던 최디빈은 서로 사이즈가 다른 부츠를 착용하고 올림픽에 도전한다. 부츠 때문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 자체가 아깝기 때문이다.

최다빈은 어머니를 늘 추억하며 평창 올림픽을 준비했다. 최다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다빈이는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로 자라는 과정을 함께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연기를 하더라도 환한 표정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마치 최다빈의 팬으로 본다면 밀당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런 최다빈이 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팀 이벤트(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65.73점(기술점수(TES) 37.16점, 예술점수(PCS) 28.57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 최고점(62.66점)을 갈아 치웠다. 김연아의 상징과도 같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해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었다.

무엇보다 연기가 끝난 뒤 주먹을 불끈 쥔 장면이 압권이었다.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그만큼 올림픽에 대한 부담을 안고 뛰었음을 표현한 셈이다. 최다빈을 지켜보던 신혜숙 코치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진 것도 같은 감정의 연장선이다. 신 코치가 어머니의 부재를 메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팀 이벤트에서의 클린 연기는 개인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워낙 좋은 선수가 많아 메달권 진입은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10위권 이내만 들어가도 김연아 이후를 걱정하는 팬들에게는 충분히 만족감을 안길 수 있다.

최다빈은 "컨디션은 나쁘지 않지만, 점프가 불안한 부분이 있다. 클린하면서 극복하겠다"며 자신과 싸움에서 절대 무너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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