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9일이면 개회식이 시작되고 25일까지 역대 최다인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입니다.
각 종목별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가장 큰 관심은 두 가지로 갈리고 있습니다. 강추위를 극복해야 하는 개회식과 북한 선수단, 예술단의 방남 및 올림픽 참가와 공연입니다.
북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고, 추위는 그야말로 올림픽조직위원회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모의 개회식에서 체감온도 영하 15도가 넘는 상황에서 이런저런 문제점이 속출했기 때문이죠. 경기장을 오가는 교통 수송 대책부터 방한 대책까지 모든 것이 보완투성이였습니다.
산간 지역에서 열리는 개회식이니 당연히 추위와 맞서야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날이 풀린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혹한에서 조금 나아진다는, 숫자만 달라질 뿐 체감 온도는 똑같을 겁니다.
조이뉴스24는 지난 몇 주 평창과 강릉을 오가며 추위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취재에 돌입한 6일 평창의 한낮 기온은 영하 13도였습니다. 오후에 취재를 위해 강릉으로 내려왔지만, 영하 8~9도 사이더군요. 바람이 평창보다 조금 덜 분다는 것이 낫다면 낫다고 해야겠지요.
이 때문에 조직위는 3주 전부터 개회식에 관중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한용품 6종 세트(판초 우의, 무릎담요, 핫팩 방석, 손 핫팩, 발 핫팩, 방한모자를 적극 홍보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각국 언론을 상대로 직접 설명회를 통해 판초 우의를 펼쳐 보이는가 하면 모자를 착용하는 등 효과 설명에 모든 역량을 쏟았습니다.
조직위는 이미 지난해 11월 4일 G-100일 앞두고 테스트이벤트로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날 다섯 명의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해 방한 6종 세트 외에도 난로 40개, 따뜻한 음료 판매 등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추위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겠죠. 이날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만난 한 일본 기자는 "1998년 일본 나가노 올림픽의 추위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놀랍다"며 고개를 가로저은 뒤 "그나마 조직위가 관중에게 제공한다는 방한용품 세트는 최선이지 않나 싶다"며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날씨 문제는 자원봉사자 활용으로 연결됩니다. 자원봉사자들은 근무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립니다. 어학 능력이 있는 봉사자들은 MPC, IBC(국제방송센터)나 각 경기장 안내 데스크 등에서 업무를 부여받았지만 일반적인 안내 봉사자들은 경기장 외곽에서 추위와 싸우며 관중, 교통정리에 집중합니다.
밖에서 봉사하는 봉사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추위와 마주하는 셈입니다. MPC 밖에서 일하는 봉사자 A씨는 "일정한 시간에 맞춰 건물 안을 오간다. 그나마 조금 몸이 녹는다. 나중에 개회식이나 경기 시작 후 경기장 밖에서 근무하는 봉사자들이 가장 애를 먹지 않을까 싶다"며 근심 걱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B씨는 "자원봉사자에 대한 기사를 매일 본다. 개인적으로는 그나마 평창보다는 날씨가 조금 온화한 강릉, 그것도 아이스아레나 밖이 아닌 실내에서 일해서 다행이지 싶다. 조직위가 제공하는 유니폼, 방한화 등을 모두 받았지만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어느 정도는 방한 대책을 수긍한다고 하더군요.
냉기와 냉수가 나오는 숙소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A씨는 "봉사자들이 모여서 생활을 하다 보니 비좁거나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봉사하러 왔기 때문에 최대한 유연한 마음을 갖고 일하고 있다. 평창에서 봉사하는 봉사자들의 고충은 친구를 통해 듣고 있어서 참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더군요.
어쨌든 가장 큰 추위 문제는 서로 노력하며 접점을 찾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몇 겹을 겹쳐 입어도 바람이, 쌀쌀한 기운이 살을 후벼 파고 들어오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으니 말이죠. 희소식(?)이라면 개회식 당일 기온이 올라가 영하 5도가 된다고 합니다. "극복"을 외치며 버티는 것 외에는 해답이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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