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팔로워 100만명까지 가고 싶다."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리더 정현(22, 한국체대)이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현은 2일 서울 남산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호주오픈 4강 진출 기념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담담한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후원사 라코스테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정현은 "한국에 와서 아직 길거리를 돌아다녀 보지 않아서 (관심을) 잘 모른다. 다만, 호주 오픈이 끝나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팬들이) 어느 정도 나왔겠지 싶었는데 상상 이상으로 나왔다. 처음으로 큰 대회에서 잘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014년 프로로 전향한 정현은 지난해 11월 12일 이탈리아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처음으로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분위기를 탄 정현은 호주오픈 4강으로 온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ATP 단식 세계 랭킹에서 역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29위에 오르는 등 순항 중이다.
프랑스 오픈은 가장 기대되는 대회다. 그는 "갑자기 4강에 갔는데 천천히 목표를 재설정하겠다. (우승) 사정권에 왔으니 언젠가는 시상대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현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우승 당시에도 한국 팬들이 많이 왔었지만 이번에는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며 웃었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예로 들며 "주변에서 조코비치와 경기가 끝나면 10만명을 찍는다고 하더라. 앞으로도 계속 팔로워 수가 올라가면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그러더라. 10만명을 찍었으니 100만명까지 가보고 싶다"며 당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정현의 모든 것은 화제가 되고 있다. 스포츠 고글을 착용한 모습에 붙은 별명 '교수님(professor)'에 대해서도 "IMG 테니스 아카데미를 가서 안경을 쓰고 진지하게 하니 그런 별명이 붙었지 싶다"며 웃었다.
갑작스러운 관심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고 감사함도 있다. 잘하는 선수들은 부담을 이기고 높은 위치에 갔을 것이다. 이겨내려는 노력도 알고 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얼음처럼 차가운 정현의 정신력도 궁금증 중 하나다. 패하면 자신의 경기 장면을 다시 보지 않는 등 빨리 잊는다는 정현은 "테니스 대회는 1년 내내 있다. 졌을 때 빨리 잊으려고 노력한다. 이기면 나도 그렇고 모든 선수가 다음 준비를 활기차게 한다. 어느 정도인지 몰라도 평균 이상은 된다고 본다"며 담담함을 보였다.
자신이 '골프 여제' 박세리, '피겨 여왕'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도 냉정했다. 그는 "그분들은 높은 위치에 갔었다.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게 힘든 것을 알고 있다. 그들과 같은 수준에 오르려면 높은 위치에 올라 유지해야 동급이라고 인정하지 않을까 싶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정현의 활약으로 테니스 열풍과 동시에 '정현 키즈'로 불리는 유소년 탄생에 대해서는 "어린 선수들의 경우 어른들의 조언이 많아서 무엇이 맞는지 흔들릴 우려가 있다. 자신만의 확실한 생각을 만들기 시작하면 어른들의 조언 귀담아들어도 (조언이) 잘 들리지 않으리라 본다"며 "내 경우 습관이 만들어져서 내 기준이 아니라면 스스로 걸러내려고 한다. 어린 시절 기본부터 차근차근하게 하려고 한다"며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실력만 쌓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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