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정현(세계랭킹 58위·삼성증권 후원)의 멈출지 않을 것 같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는 26일 호주 멜버른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 무대에 당당히 섰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 2위·스위스)와 맞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정현에게는 실망스러운 경기 결과가 나왔다. 그는 1세트를 1-6으로 내줬다. 2세트 2-5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경기 전부터 문제가 있던 발바닥이 기어코 탈이 났다. 물집 때문에 더이상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었다. 정현은 기권을 선택했고 페더러는 기권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정현은 이미 자신의 기량과 주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는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썼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8강에 이어 4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정현은 이제 세계 테니스계의 세대교체 선두 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번 대회 1회전부터 8강(준준결승)까지 치른 5경기 중에서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선수와는 단 한 번 만났다. 8강 상대인 테니스 샌드그렌(세계 97위·미국)이 유일하다.
정현은 1회전에서 미샤 즈베레프(세계 35위·독일)에 기권승을 거뒀다. 2회전에서는 다닐 메드베데프(세계 53위·러시아)를 꺾었다. 상승세는 3회전에도 이어졌다. 알렉산더 즈베레프(세계 4위·독일)를 꺾으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16강에서 만난 노박 조코비치(세계 14위·세르비아)에 3-0으로 이겼다. 더이상 이변으로 볼 수 없는 경기력을 보인 것이다.
호주 현지 매체를 비롯해 해외 언론은 상위 랭커를 연달아 꺾은 정현의 선전에 대해 '거물 사냥꾼(Giant killer)'이라는 별명도 붙일 정도였다. 정현에게 당장 주어진 과제는 호주오픈 상승세 유지다. 그는 이제 22세로 이번 대회 4강에 오른 선수 중 나이가 가장 어렸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 무진하다는 의미다. 정현은 이번 대회 4강 진출로 세계랭킹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랭킹포인트를 더해 3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호주오픈 결과가 적용되는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랭킹은 오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정현은 앞서 한국 테니스의 '간판'이던 이형택의 개인 최고 랭킹은 36위도 가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호주오픈 4강으로 역대 한국 선수 최고 랭킹을 이미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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