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통렬한 동점골이었다. 해결사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며 토트넘 홋스퍼의 확실한 공격 2선임을 스스로 증명한 손흥민(26)이다.
손흥민은 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0-1로 밀리고 있던 후반 39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웨스트햄전은 절대 쉽지 않았다. 런던 연고 라이벌전에 지난 3일 스완지시티전을 치른 지 48시간 만의 경기였다. 경기 일정이 빡빡한, 악명높은 박싱데이 기간의 경기라 버거웠다. 강등권과 근접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앞선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언전을 이기며 상승세를 탔고 토트넘전에 소위 버스 두 대를 세워 놓은 수비로 맞서 공격 자체가 쉽지 않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공격진을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손흥민-델레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구성해 나섰다. 올해 재미를 보고 있는 공격진이었다.
그러나 후반 25분 페드로 오비앙에게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내주면서 경기가 꼬였다. 수비를 뚫기 위해 선수 교체는 필수였다. 이전 경기였다면 흐름을 바꾸기 위해 경기력이 아무리 좋아도 손흥민을 가장 먼저 교체했던 포체티노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실점 후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에 먼저 변화를 줬다. 손흥민과 경쟁 관계인 에릭 라멜라를 중앙 미드필더로 넣어 도우미 역할을 맡겼다. 공존을 실험하면서 동시에 손흥민의 결정력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절묘하게도 손흥민의 골은 라멜라의 패스에서 시작됐다. 물론 손흥민의 판단력이 더 돋보였다. 웨스트햄 수비는 골을 지키기 위해 전진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더는 두고 보기 어려웠던 손흥민은 평소 게을리하지 않았던 중거리 슈팅 연습을 실전에서 그대로 보여줬고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웨스트햄 원정 응원석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의미로 손가락을 들어 입술을 막는 세리머니를 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경기였다. 체력적으로 애를 먹었고 비까지 내렸지만, 손흥민을 빼지 않고 오히려 후방에 변화를 주며 맞선 것이 통했다. 최근 손흥민을 두고 "해리 케인에 가려져 있어 안타깝다. 마치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옆에서 뛰는 것과 같다"고 했던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에 골로 보답했다.
토트넘은 웨스햄을 상대로 무려 31개의 슈팅을 퍼부었다. 웨스트햄은 단 3개였다. 볼 점유율도 70.8%-29.2%로 월등했다. 자칫 상대 수비 공략한 실패한, 비효율적인 축구를 했다는 오명을 손흥민이 씻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시즌 10호골이자 리그 7호골로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완성했다. 토트넘 주전 입지를 스스로 증명한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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