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자리는 다르지만 같은 고민을 해야한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3루수 낙점에 고민이 많았다.
2016시즌까지는 걱정이 없었다. 황재균(현 kt 위즈)이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황재균은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해외 진출을 결정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조 감독은 외국인선수 앤디 번즈를 포함해 문규현·신본기·김동한 등을 모두 황재균을 대신할 후보군에 넣었고 경쟁체체를 선언했다.
시즌 개막 후 퓨처스(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내야수 황진수까지 가세했다. 여러 명이 번갈아 가며 '핫코너'를 지켰다. 붙박이 주전이 나오지 않았지만 신본기가 황재균을 대신해 그자리를 주로 맡았고 김동한·황진수 등이 뒤를 받치는 그림은 완성됐다.
올 시즌도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어쩌면 1년 전보다 더한 고민을 해야할 수도 있다. 특수 포지션으로 분류되는 포수 자리이기 때문이다.
2004년 롯데에 입단해 그동안 안방마님 자리를 지켰던 강민호가 떠났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다시 얻어 지난해 11월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첫 번째 FA때는 친정팀에 남았지만 두 번째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황재균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3루수의 경우 내야에서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가 맡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인력 풀이 넓은 편이다. 그러나 포수는 다르다. 조 감독은 "김사훈·나종덕·나원탁 모두에게 기회는 열려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사훈은 지난 시즌 강민호의 백업 역할을 맡으며 54경기에 나왔다. 조 감독이 언급한 후보군 중에서 1군 출전 시간은 가장 많다. 프로 2년 차 시즌을 앞둔 나종덕은 '유망주'다. 포스트 강민호로 키우기 위해서라면 보다 많은 경기에 나서야한다.
그는 지난 시즌 1군에서 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가을야구' 경험도 했다.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강민호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롯데로 온 나원탁도 같은 상황이다. 신인으로 지난 시즌 1군에서 12경기에 출장했다.
세 선수에 앞서 강민호의 뒤를 이을 유망주로 꼽혔던 안중열은 부상 회복이 우선이다.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 중이다.
조 감독은 "(안)중열이는 완쾌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는 함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조 감독도 "몸상태와 부상 부위에 대한 확인은 당연히 할 것이지만 무리수를 둬가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포스트 강민호 찾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무엇보다 강민호가 갖고 있는 경험과 공격력이 빠져나간 부분은 롯데 입장에서는 아쉽다. 그러나 빈자리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 감독은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그려야하는 셈"이라고 표현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후보군들은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라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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