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이종호랑이' 이종호(울산 현대)가 울산 현대 클럽하우스 출입문 밖까지 FA컵 우승컵을 가져다 놓았다.
울산은 29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KEB하나은행 2017 FA컵 결승 1차전을 치렀다.
열흘을 쉰 울산과 같은 기간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에 이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세 경기를 치른 부산은 달랐다. 부산은 클래식 승격 좌절이라는 심리적 충격이 여전히 남아있다. 두팀의 맞대결은 움직임 자체가 달랐다. 울산은 충분한 휴식으로 발이 가벼웠지만 부산은 무거웠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전날(28일) 미디어데이에 등장했던 이정협과 임상협이 부산 출전 명단에서 빠진 것을 두고 "알고 있었다"며 "원정에서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기고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정에서 최소한 비겨도 본전 이상이지만 승리 없이 홈으로 돌아가면 얼마든지 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확실한 해결사가 필요했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이종호의 선발을 예고하며 "팀의 부주장으로 활력소가 되고 있다. 희생하는 적합한 공격수다. 골을 넣어서 호랑이 세리머니를 했으면 한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의 말을 옆에서 들었던 이종호는 결승 1차전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전반 내내 전방에서 부산 수비와 싸우며 노력하더니 20분 김승준의 선제골에 빠르고 날카로운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중앙에서 순간 측면으로 빠진 결과가 적중했다.
한 골로는 부족했다. 두 골은 넣어야 원정 다득점 우위로 2차전을 여유 있게 치른다. 이종호는 때를 놓치지 않았고 후반 12분 오르샤의 침투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순간 멈칫하다가 빠른 판단으로 볼을 향해 뛰어가 구상민 골키퍼를 따돌리고 골을 넣었다.
그는 순간 충돌로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어흥'하며 두 손을 들고 포효하는 호랑이 세리머니는 잊지 않았다. "호랑이 세리머니를 많이 하겠다"는 자신의 다짐을 직접 보여준 것이다. 24분 김인성과 교체됐고 멀리 있던 300여명의 울산 원정 팬들은 박수로 이종호를 격려했다.
이종호 덕분에 울산은 2-1으로 부산에 이겼다. 오는 12월 3일 홈에서 조금은 편하게 경기를 치르게 됐다. 만약 0-1로 패해 1, 2차전 합계 2-2가 되더라도 원정 다득점으로 창단 첫 대회 우승이 가능하다. 이종호는 1차전 최고의 복덩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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