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의 정신으로 부상 병동을 견딘 상주 상무의 값진 클래식 잔류였다.
상주는 2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연장 혈전을 지나 승부차기를 벌여 5-4로 이기며 겨우 잔류에 성공했다.
클래식 38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만 이겼다면 클래식 잔류를 해낼 수 있었지만 여름이 퇴장 당하는 악재를 피하지 못했고 0-2로 지면서 11위로 승강 PO로 밀렸다.
2013년 K리그 승강 PO 도입 후 클래식 팀이 잔류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동기 부여가 확실한 부산이었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지만 공격수 진대성, 김병오가 부상 당해 뛰지 못하는 등 출혈도 있었다.
2차전도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김태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김태완 감독은 "(김)태환이의 몸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어차피 마지막이니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며 군인 정신을 기대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국군체육부대장을 비롯해 상주시 관계자도 대거 관전했다. 중소 도시에서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인 상주의 운명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벼랑 끝 승부에서 주민규를 비롯해 상주 선수단은 몸을 던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대부분 몸이 좋지 않다. 일단 뭐든지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전을 이겼다면 조금 긴 휴가를 갈 수 있었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김 감독이 믿는 것은 수사불패 정신이었다. 지난해 스플릿 그룹A(1~6위)까지 올라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뛰는 것 외에는 답이 없었다.
비디오 판독(VAR)이 세 차례나 시행되는 등 분위기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상주의 마음도 요동쳤다. 하지만, 흔들릴 여유가 없었다. 연장전에서는 상대와 경합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참고 뛰었다. 그야말로 상처를 견디며 뛴 상주다.
운명은 상주를 승부차기로 이끌었다, 가혹한 승부였다. 부산 고경민의 실축은 곧 상주에 행운이었다. 주민규가 마지막 키커로 나서 성공하며 힘겨웠던 시즌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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