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혼란의 연속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라는 후폭풍에 제대로 시달리고 있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16일(한국시간)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의 경질을 알렸다. 벤투라 감독이 사임하지 않겠다며 계약 준수 의사를 밝히자 80만 유로(한화 약 10억5천만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감수하고 정리에 나섰다.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넘어 큰 충격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 14일 스웨덴과의 유럽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1차전 0-1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60년 만에 본선 좌절이라는 쓴맛을 봤다.
벤투라 감독은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이후 부임해 16경기 9승 4무 3패를 기록했다. 그는 "역대 최고 수준의 월드컵 예선 성적을 냈다. 지난 1년 동안 두 번만 졌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스페인과 맞대결 1무 1패와 PO에서 스웨덴에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며 총 2무 2패를 기록한 것이 치명타였다. 이탈리아 축구의 침몰을 이끈 셈이다.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논란의 연속이었다. 이탈리아 축구협회가 감쌌지만 잡음은 계속됐다. 전술 역시 이탈리아의 명확한 스타일인 미드필드와 수비를 단단하게 구축한 뒤 전방 해결사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한 번에 볼을 전개해 상대를 쉽게 만들었다.
스웨덴과의 두 경기가 압축판이었다. 슈팅을 난사했지만 촘촘한 간격으로 선수들을 세워놓고 이탈리아의 공격을 막는 스웨덴의 힘과 공간 장악을 극복하지 못했다.
2차전에서 코치진과 마찰을 일으킨 다니엘레 데 로시(AS로마)가 자신이 아니라 드리블을 앞세워 돌파력을 보여주는 인시녜(나폴리)가 필요하다며 외친 것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유럽에서 개최국 러시아를 뺀 13개국은 최근 축구의 흐름인 수비 안정에 기반을 둔 압박과 힘의 축구로 상대적인 열세를 버티며 승리를 수확하는 팀이었다. 이탈리아의 상대였던 스웨덴은 물론 폴란드, 크로아티아, 덴마크, 아이슬란드, 세르비아 등이 명확한 스타일을 구축해 재미를 봤다.
기본적인 힘이 있는 독일이나 잉글랜드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그리스, 우크라이나 등 월드컵 단골 진출국들이 무너진 것이 우연이 아닌 셈이다. 이들이 월드컵 본선에서 구사하려는 축구를 미리 본 셈이다. 많이 뛰며 상대를 견제하는 전략 수정으로 팀을 만들기 시작한 신태용호에는 중요한 시대의 흐름이다.
한편, 이탈리아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지휘했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나 첼시(잉글랜드)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 등 후임 사령탑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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