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시상식 시즌이 다가왔다. 방송사들은 매년 12월 가요대상과 연기대상, 연예대상을 나눠 화려한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3개월 가까이 지속된 MBC와 KBS의 총파업 탓이다.
우선 총파업과 관계가 없는 SBS는 연기대상, 연예대상 모두 무리 없이 진행한다. 매년 그러했듯이 몇개월 전부터 TF팀을 꾸려 차근히 연말 시상식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MBC와 KBS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두 방송사 모두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지난 9월4일 돌입한 MBC, KBS의 총파업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예능 프로그램이다. 외주 제작 시스템이 잘 자리잡은 드라마와 달리 예능 프로그램은 자사 연출진의 활용도가 높은 터라 총파업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MBC는 총파업과 동시에 예능 및 라디오 프로그램은 전면 방송이 중단됐다. '라디오 스타' '무한 도전' '나 혼자 산다' '쇼! 음악중심' 등 MBC 대표 예능은 재방송과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됐고, 라디오는 음악방송으로 전락했다. 두달이 넘는 시간동안 빈자리는 컸다. MBC는 추석 파일럿 신규 예능을 단 한편도 선보이지 않았다.
불행중 다행으로, MBC는 15일 오전 9시부로 총파업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파업 시작 73일 만이다. 15일 밤 '라디오 스타' 정상방송을 시작으로 '나 혼자 산다' 역시 17일 밤부터 시청자들을 만난다. '무한도전'은 16일 녹화를 재개하며, '쇼! 음악중심' 역시 25일 생방송을 예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MBC 연예대상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상식은 보통 3개월 전부터 TF팀을 꾸리고 섭외에 돌입하지만 행사 개최 고작 한달을 앞두고 업무에 복귀한 팀원들이 시상식을 준비할 여력이 될지는 미지수다.
MBC 드라마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상황. 첫 방송이 연기되거나 잦은 편성 변화로 시청률에 타격은 있었지만 예능 만큼의 파행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연기대상의 개최 역시 결정되지 않았다.
MBC 한 관계자는 "보통 시상식은 섭외를 위해 3달 전쯤부터 팀이 꾸린다. 총파업을 마무리하고 업무 복귀를 한게 11월이다. 한달가량 남은 셈인데 (시상식 개최를) 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상당수의 출연진들이 스케줄 때문에 불참하고, 반쪽짜리 시상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KBS의 상황도 밝지는 않다. 정상방송됐던 드라마는 연말 연기대상으로 만날 수 있을 전망이지만 예능국은 다르다.
총파업 초반엔 미온적이었던 예능국은 후반으로 치달으면서 좀 더 강력한 행동으로 결단을 보여주고 있다. 주말 예능 '1박2일 시즌3'가 3주 연속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된 가운데, 19일부터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결방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총파업 이후 3주가량 결방으로 제작진의 파업 의지를 보여준 바 있으나, 간부들 중심으로 방송을 재개했다.
이 외에도 '연예가중계' '안녕하세요' '해피투게더 시즌3' '용띠클럽' 등 대표 예능의 줄결방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파일럿으로 선보였다 호평을 받았던 '김생민의 영수증' '1%의 우정' '건반 위의 하이에나' 등도 파업에 가로막혀 정규편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연말 연예대상에도 부정적인 시선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개최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나, 결정이 계속 유보되고 있다. 뒤로 갈수록 점점 (개최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 것은 맞다"고 연예대상 미개최 가능성을 점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개최가 된다 하더라도 차린 것 없는 잔치가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연말 시상식은 올 한해 뜨겁게 활약했던 예능인, 배우, 가수들의 축제이자 고생한 제작진들을 격려하는 자리다. 과연 총파업의 여파는 시상식까지 휩쓸고 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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