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포지션의 경계를 허문다.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선수들의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을 앞세워 조직력을 쌓기로 마음을 먹었다. 측면 자원이지만 '원톱'으로도 활용 가능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대표팀에서도 비슷하게 쓸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신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 A매치에 나선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특정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선수 활용을 강조했다.
러시아, 모로코로 이어진 두 차례 평가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던 것을 상기한 신 감독은 당시 활용했던 변형 플랫3 수비에 대해 플랫4 수비와 함께 활용 가능함을 시사하며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에서 강한 상대를 이기려면 변형 플랫3는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2연전은 성적은 실패했지만 원하는 선수가 다 모이지 않았다. 양쪽 풀백이 부족해 다른 방식으로 활용했다. 내가 생각하는 선수들이 모이면 플랫4와 플랫3 수비는 공유해야 한다. 버리지 않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전술이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수비 변형은 곧 미드필드나 공격 조합에도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미드필드에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 주세종, 이명주(이상 FC서울) 등 활동량이 좋고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일품인 K리거들이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신 감독은 "이창민이나 주세종은 많이 뛰고 역습이나 공격 시 장점이 있다. 이명주는 앞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있고 골 결정력도 좋다. 이번 기회에 대표팀 중심에 있는 선수들과 손발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전했다.
소속팀에서 원포지션이 아닌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 자원들도 다양한 전술 활용의 중심에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서서 경기를 하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예를 들며 "대표급 선수라면 두세 포지션은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본다. 구자철이 공격, 수비형 모두 가능한데 상대팀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위치 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자철 외에도 이재성(전북 현대), 권창훈(디종FCO), 염기훈(수원 삼성) 등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자원의 대거 승선도 보인다. 중앙 수비와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권경원(톈진 취안젠)이나 측면 수비와 공격 겸장의 김민우(수원 삼성), 수비 전지역과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최철순(전북 현대)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겠다는 신 감독은 "플랫3, 4 수비 공존을 위해 선발했다. 측면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까지 겸업 가능한 선수를 뽑았다. 앞에서 많이 뛰고 패스 축구를 하는 선수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측면 공격수인 손흥민의 원톱 출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대표팀에서는 왼쪽 측면 공격수를 맡으면서 오른쪽으로도 이동하지만 토트넘에서는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는 등 멀티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리버풀전에서는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골도 터트렸다.
신 감독은 "투톱으로 나와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더라. (리버풀, 맨유전) 두 경기 모두 봤다. 힌트도 얻었다. (대표팀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싶다. 주위에 보조하는 선수가 누구냐와 기량 유지 여부가 관건이다. 나름대로 힌트는 얻었다고 본다"며 적당한 원톱이 없는 대표팀의 고민을 풀 열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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