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는 '화수분 야구'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1군 주전 멤버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에 빠져도 그자리를 메울 선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백업 전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나거나 백업 전력에 속한 선수가 1군 주전 자리를 메우는 일이 많다.
두산에서 든든하게 안방을 지키고 있는 양의지는 NC 다이노스와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포구와 송구에 힘이 들었다.
수비력이 중요한 '안방마님' 자리라 양의지를 대신할 선수가 반드시 나와야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고민 없이 박세혁에게 그자리를 맡겼다.
박세혁은 플레이오프 4차전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치른 한국시리즈 1차전에 연달아 선발 마스크를 썼다.
박세혁에게는 큰 경험이 됐다. 주변 평가도 괜찮았다. 특히 지난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박세혁은 인상 깊은 장면 하나를 남겼다.
그는 이날 포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몸에 맞는 공으로 한 차례 출루했으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4회초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박세혁은 4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KIA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와 12구까지 가는 승부를 했다. 헥터가 던진 149㎞짜리 직구에 삼진을 당했지만 투구수를 늘렸다. 두산은 1차전에서 KIA에 5-3으로 승리했다. 박세혁은 눈에 띄지 않지만 팀 승리에 작은 힘을 더한 셈이다.
그는 "양의지 선배는 정말 대단하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도 그렇고 정규시즌에도 늘 차분하게 투수들 잘 리드한다"며 "(양)의지 형이 잘하니까 지난해 가을야구도 그렇고 올해도 실점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더그아웃에서 의지 형이 리드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포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웃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세혁에 대해 '우리팀이 아닌 다른 팀에서 뛴다면 백업이 아닌 주전급'이라는 평가를 한 적도 있다. 그는 "그런 말에 감사를 드린다"면서도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우리팀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 칭찬은 기분 좋지만 안주하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백업 포수 전력이 강하면 강할 수록 팀은 좋아질 수박에 없다"며 "나 뿐 만이 아니라 팀내 젊은 선수들은 의지 형처럼 포지션 경쟁 상대인 선배들이 모두 국가대표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조언도 많이 듣고 그렇기 때문에 많이 배운다"고 강조했다.
박세혁은 소속팀이 KIA에게 3-6으로 패한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9회말 대타로 나왔다. KIA 마무리 김세현이 던진 초구에 배트를 돌려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두산이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KIA에 몰렸다. 그러나 이날 경기 결과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선배들과 함께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고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을 포함해 남아있는 경기는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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