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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의 용단, 울산 블랙홀 미드필드를 속도의 마법으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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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드 자신감 앞세워 전반에만 3골 넣으며 ACL 희망 살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미드필드는 우리가 강하니까요."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지난 8월 17일 울산 현대와의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를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울산 미드필드는 블랙홀이다. 피해가야 한다"고 한 바 있다.

당시 울산은 철옹성 수비로 7경기 무패(4승 3무)를 달리고 있었다. 미드필드에서 상대에게 공간을 주지 않아 볼이 투입되면 뺏기기 다반사였다. 황 감독의 블랙홀 표현이 딱 맞았던 이유다. 이틀 뒤인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에서도 블랙홀을 극복하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그러나 28일 같은 장소에서 스플릿 그룹A(1~6위) 36라운드로 다시 만난 울산을 두고 황 감독은 "미드필드에서 울산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울산은 속도전에서 약하다. 서울은 측면이 약한데 충분히 대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 감독의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35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던 오스마르가 복귀하면서 미드필드에 힘이 생겼다. 주세종과 이명주가 공격으로의 연계에만 집중하면 됐다.

울산은 뒤로 물러서면서 틈을 봤지만, 서울은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침투 패스에 열중했다. 전반 33분 이명주의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좌우 측면 뒷공간을 쉼 없이 파고들었다.

이명주의 선제골은 블랙홀의 주변의 자기장이 약해진 것을 놓치지 않은 결과였다. 수비진이 잠시 떨어지자 용감하게 블랙홀 중심으로 들어간 뒤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했고 울산 골문을 갈랐다. 오히려 울산 골문이 골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셈이다.

미드필드의 힘은 울산 수비를 흔들었고 37분 추가골로 이어졌다. 주세종, 이명주가 전진하면서 수비진이 앞으로 나오지 못했다. 후방에서 볼을 잡은 김치우가 전방으로 강하게 연결한 볼이 수비 뒷공간과 김용대 골키퍼 사이 애매한 골을 향했다. 오스마르가 순식간에 뛰어가 김용대의 헛손질을 확인하며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 수비는 속도전에서도 밀렸다. 서울은 45분 울산 공격을 페널티지역 안에서 차단한 뒤 이명주의 패스를 받은 주세종이 뒤도 보지 않고 전방으로 침투하는 윤일록에게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울산 수비가 속도에서 또 밀린 사이 윤일록의 패스는 데얀에게 가서 골이 됐다. 비디오 분석(VAR)으로 다시 한번 인정 받았다고는 하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장면이었다.

전반 블랙홀 역할을 한 울산 골대 덕분에 서울은 후반 편하게 경기 운영을 했고 승리를 가져왔다. 수원의 FA컵 결승 진출 좌절로 ACL 진출권 싸움이 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귀중한 승리였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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