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감독님이 정말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남기고 떠나셨어요."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는 올해 클래식 승격 의지를 갖고 출발했다. 지난해 상주 상무를 클래식 스플릿 그룹A(1~6위)에 올려놓았던 고(故) 조진호 감독과 축구 행정과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최만희 대표이사를 영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프런트들은 조 감독의 열의에 많이 놀랐다. 한 직원은 "항상 생기가 넘쳤고 팬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던 분이라 많이 배웠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져서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는데 갑자기 세상을 떠나셔서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감독은 지난 10일 급성 심장마비로 숨졌다. 살벌한 승격 경쟁의 한 가운데서 최대한 자기감정을 숨겼지만, 부담감을 완벽하게 없애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묘하게도 조 감독이 세상을 떠난 뒤 부산은 한 번도 지지 않고 있다. 이승엽 코치가 감독대행 역할을 하면서 리그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2위를 확정했고 25일 열린 수원 삼성과의 FA컵 4강도 승부차기로 이기며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승부차기에서 수원이 같은 방향의 골대를 두 번이나 맞히는 기이한 일도 있었다.
최만희 대표는 "조 감독이 우리를 돕고 있지 않나 싶다. 정말 눈앞에 놓인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주는 느낌이다. 남은 사람들이 노력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구단은 아직 조 감독에게 제공했던 전용 차량과 아파트 숙소를 그대로 두고 있다. 클럽하우스 숙소도 마찬가지다.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는 조 감독의 향기를 그대로 두고 있겠다는 일종의 마음이다.
이 대행은 수원전 당일 조 감독이 남긴 속옷을 챙겨 입고 나서는 애틋함을 보여줬다. 여전히 그를 그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조 감독의 목표였던 클래식 승격을 이뤄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구단은 11월 모든 역량을 모았다. 챌린지 3, 4위 승자와는 다음달 18일 홈에서 PO를 치른다. 만약 이긴다면 클래식 11위와 22일 홈, 26일 원정으로 승강 PO를 갖는다. 이후 29일과 12월 3일 FA컵 결승전을 울산 현대와 치른다. 사나흘 간격의 빡빡한 일정이지만 감내해야 한다.
결승전 홈 앤드 어웨이 추첨은 11월 1일에 열린다. 홈 경기를 나중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부산도 모르지 않고 있지만 당장은 PO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 그래야 FA컵도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일단 승격이 우선이다. 그리고 난 뒤 만약 FA컵에서 우승하면 상금 일부로 조 감독의 두 자녀를 위한 장학금을 만들고 싶다. 모기업인 현대산업개발에도 학비 지원을 건의하겠다. 선수들도 장학금 의견을 내놓았다"며 마지막까지 조 감독의 정신을 잊지 않고 뛰겠다는 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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