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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대담② "장현식·함덕주·김하성…대표팀 키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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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출항 앞둔 선동열호…2020 도쿄올림픽 계획 밝혀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지난 7월 야구대표팀 사령탑이 발표됐다. 2018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해 2019 프리미어12·2020 도쿄올림픽까지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갈 자리다. 앞으로 3년 동안 야구대표팀을 전임으로 맡기로 한 인물은 선동열 감독이다. 지난 2014년 10월 KIA 타이거즈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3년 만에 다시 현장 지도자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선 감독은 그 기간 동안에도 야구와 함께했다.2015년 처음 열린 프리미어12에서는 야구대표팀 기술위원회 기술위원로 활동했고 지난 2월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대표팀 투수코치로 활동했다. 그는 오는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에서 첫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선동열호'의 출항이 임박한 것이다.

'조이뉴스24'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선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운영 계획 맟 2020 도쿄올림픽 준비 과정 등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선 감독은 무엇보다 태극마크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강조했다. 그도 현역선수시절 청소년대표팀과 성인대표팀을 거치며 늘 유니폼 한쪽에 달았던 태극마크다. 선 감독은 "태극마크는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①편에 이어.

-야구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야구대표팀에서 코치로 활동을 꽤 했네요. 1회 WBC부터 오랫동안 일을 했는데 당시 1, 2회 WBC대회때는 우리팀에 좋은 선수들이 당시에는 많았습니다. 현역 메이저리거들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3·4회 WBC부터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대표팀 전력 구성이 앞선 두 대회와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유소년 야구부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표팀 사령탑직을 수락하게 된 계기는 앞으로 야구가 침체될 수 있는 위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맡아야 하는 대표팀 감독 자리에 대해 구본능 KBO 총재도 제게 '경험도 있고하니 수락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요. 처음 제안을 받은 뒤 2주 정도 고민을 했습니다. KBO리그가 800만 관중을 돌파하고 인기가 많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리그가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선수 수급 차원에서는 문제가 꽤 심각합니다. 2020 도쿄올림픽까지 앞으로 3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선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어떻게 좋은 성적 낼 것인가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표팀은 그시점에서 최고의 선수를 선발해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큰 그림을 그려보면 도쿄올림픽까지 젊은 선수들에 대해 체계적으로 성장시키는 것도 필요하죠. 이번 아시아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도쿄올림픽까지 함께 계속 갔으면 하는 바랑입니다."

-유소년 야구의 중요성은 거의 모든 야구인들이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유소년야구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저도 부모 입장이지만 자녀들을 너무 가둬놓고 키우는 부분이 있어요. 유소년 야구 역시 체력 훈련을 많이 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기술적인 훈련이 너무 많은 것 같습나다. 집을 지을 때도 기초 공사가 중요한 것처럼 투수들은 특히 런닝을 많이 하면서 하체를 튼튼하게 해야합니다. 그런데 기술 훈련에만 집중하다보니 조금만 무리하면 수술대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체력이 모자라 그런 현상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학교 운동부 운영이 제가 학교 다닐 때와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학생야구를 할 때는 학교 장학금으로 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죠. 운동부를 운영하는 비용 대부분이 학부모 주머니에서 나옵니다. 이런 부분도 조금씩 개선돼야한다고 봅니다.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현장 지도자가 선수와 학부모에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유소년야구가 중요한 것은 아래가 튼튼해야 국내 프로야구가 더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선수가 최근 10년 동안 잘 배출되지 않는 것도 이런 부분들도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부모 입장에서 힘든 것을 오히려 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체력 훈련이 아무래도 힘이 드니까 (부모도)안 시키려고 합니다. '왜 체력운동을 선수들에게 강요하느냐'고 지도자에게 간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야구대표팀을 맡은 뒤 첫 대회입니다. 이번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와일드카드를 활용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많이 경험하고 큰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 주려고 그렇게 정했습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도쿄돔은 아시아야구에서도 상징적인 장소죠. 또한 일본야구의 심장이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한·일전 한 경기만 치러도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큰 효과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시 말하지면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와일드카드로 완성된 선수드을 사용하기 보다는 한국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키 플레이어를 꼽는다면.

"모두 다 잘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웃음). 올해 포스트시즌을 보니 장현식(NC 다이노스)은 경기를 치르며 기량이 더 느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감도 얻었고. 함덕주(두산 베어스)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 두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나서며 성장했다고 봅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공을 던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야수쪽도 모두 다 잘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 명을 꼽자면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이 키플레이어라고 봅니다. 이번 대표팀 엔트리를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야수쪽은 좌타자가 많습니다. 우타자 김하성이 중심타순에서 잘 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대표팀 투수들의 보직은 어떻게 결정했는지 궁금합니다.

"결승까지 가면 3경기를 치릅니다. 현재 엔트리에서 선발감은 5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단기전 특성을 감안한다면 선발에 이어 바로 나오는 두 번째 투수가 중요합니다. 선발 만큼 비중이 크다고 봐야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함덕주를 일단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컨디션을 확인해 봐야 하겠지요. 지금까지 구상이지만 이렇게 되면 선발감은 4명이네요. 장현식을 비롯해 김대현(LG 트윈스) 임기영(KIA 타이거즈)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입니다. 4명 중에서도 컨디션에 따라 한 명에게는 중간계투 역할을 맡길 수도 있습니다. 롱릴리프로도 가능하겠네요. 한·일전은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를 먼저 낼 계획입니다. 마무리는 일단 김윤동(KIA)이나 장필준(삼성 라이온즈) 쪽을 생각 중입니다."

-일본대표팀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선 감독께서 분석한 일본대표팀 수준은 어떤가요.

"일본은 풀전력을 가동한다고 봐야 합니다. 일본도 최종 엔트리에 선발투수 4명이 포함됐습니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15, 13, 11승을 각각 기록한 투수가 엔트리에 올랐습니다. 세 투수 모두 평균자책점도 2점대로 강속구를 던집니다. 여기에 변화구 구사도 괜찮습니다. 일본은 와일드카드 3명을 모두 사용합니다. 각각 투수·포수·내야수를 선택했습니다. 투수는 중간계투로 나오는 선수인데 올 시즌 8승에 24홀드를 기록했습니다. 포수는 수비형이고 내야수는 3할 가까운 타율에 홈런 24개를 쳐낸 타자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과 맞대결에서 관건은 결국 우리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강속구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라고 봅니다. 일본야구는 지난 2015년 열린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한국에게 역전패를 당한 것이 큰 충격입니다. WBC에서도 우리에게 많이 패했죠. 이번 대회를 통해 벼르고 있습니다.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도 우리처럼 2020 도쿄올림픽까지 내다보고 팀을 만들려고 합니다."

-전임 감독으로서 갖고 있는 대표팀 운영 방안이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다른 무엇보다도 선수들에게 태극마크에 대한 마음자세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태극마크는 무엇과도 못 바꾼다'는 사명감을 갖고 유니폼이나 사복을 입었을 때 태극마크를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조건에서 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고 봅니다. 또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 소통도 중요합니다.

그동안 대표팀 구성을 살펴보면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에 세대 차이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젊은 쪽으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했습니다. 대표팀은 선수의 개인 기량 향상보다는 선수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표팀 소집 훈련 기간은 길어야 열흘입니다. 2주가 안 됩니다, 그런 짧은 기간 동안 컨디션 조절을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트레이닝 파트를 강화했습니다.

훈련 매뉴얼도 선수 별로 상태를 파악해 다르게 할 생각입니다. 훈련이 부족한 선수는 훈련량을 늘리고 반대로 지쳐있는 선수는 컨디션 관리를 시켜줘야 합니다. 대표팀에서 코치를 하는 동안 이런 식으로 훈련을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올해 첫 국제대회였던 WBC에서 대표팀이 기대 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슬프고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지는 일이지만 현재 한국 야구의 추세라고 봐야 합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선수 수급이 잘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팀은 예전과 비교해 늘어났지만 유소년에서 좋은 선수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선수층이 얇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표팀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근본적인 원인라고 봅니다."

-KIA와 두산이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만났습니다. 선 감독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신가요.

"KIA는 고향팀이고 감독도 역임해 본 팀입니다(웃음). 대표팀 감독으로서 KIA만 꼭 집어 얘기를 꺼내기가 조금 그렇습니다. 어렵기도 하고요. 두산과 KIA가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팀 모두 선발진이 좋습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에 앞서 열린 플레이오프 보니 선발투수들이 예상보다 잘 버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면을 보면 KBO 리그 투수들 수준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봅니다. 물론 타자들이 잘 치는 것은 인정해야겠지요. 국내 리그 투수들이 제구력이 좋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제구력이 좋아져야 전반적인 투수 수준이 올라간다고 봅니다."

-야구대표팀 사령탑 재임 기간 중 프로팀에서 러브콜이 온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실건지요..

"(단호하게) 안 갑니다. 제가 대표팀과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 프로팀으로 가는 일은 없습니다. 국가대표라는 것은 앞서 얘기드린 것처럼 무엇과도 못 바꿉니다. 명예직이며 자부심으로 하는 일입니다.

어느 특정팀 감독이 되면 내 개인을 위한 일일 뿐입니다. 제 명성과 돈을 따지고 프로 감독직에 마음이 있었다면 대표팀 감독직을 왜 수락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얘기 하나만 하겠습니다. '다들 몸 관리를 잘해서 다음달 4일에 만나고 싶습니다."

'선동열호'는 한국시리즈 일정이 모두 끝난 뒤인 오는 11월 4일 소집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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