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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선임]졸전 연속 대표팀…신뢰 회복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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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졸전으로 대표팀 신뢰 하락…과거 영광 되찾아야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젊은 선수들에게 태극마크의 소중함과 자긍심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 야구의 전설' 선동열 전 KIA 감독이 초대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에 선임됐다.

선 감독은 지난 24일 서울 도곡동 KBO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초대 전임감독으로 선임돼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쁘다"고 운을 뗀 뒤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선 감독은 앞으로의 대표팀 운영 방향과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태극마크'의 무게감과 소중함, 자긍심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다.

선 감독은 "대표팀 선수 선발의 핵심은 최상의 전력을 꾸리는 게 가장 첫 번째"라면서도 "요즘 젊은 선수들이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가장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량적인 측면보다 정신적인 자세를 더 큰 문제점으로 본 것이다.

연이은 졸전, 신뢰 잃은 대표팀의 현재

야구대표팀은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연이은 졸전으로 팬들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지난 2013년 대만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시작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네덜란드와 가진 1라운드 첫 경기에서 0-5로 참패했다. 누구도 대표팀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던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다.

대표팀은 이후 호주를 6-0으로 꺾고 홈팀 대만에 3-2로 승리를 거뒀지만 예선 탈락에 고배를 마셨다.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으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대표팀의 부진은 큰 비난을 받았다.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가까스로 6-3 역전승을 거두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지난 2015년 열린 제1회 프리미어 1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야구의 힘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이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3월 안방에서 열린 제4회 WBC에서 1승2패로 탈락하며 'KBO리그 거품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해마다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프로 선수로서의 사명감과 국가를 대표해 뛴다는 자부심은 점점 퇴보하고 있다는 팬들의 지적이 많다. 특히 선 감독이 지적했던 것처럼 선수 스스로 느껴야 할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팬들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기억해야 할 선배들의 유산

2017년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야구다. 매일 전국에서 열리는 5경기는 모두 생중계된다. 포스트 시즌에 돌입하면 공중파 채널에서 처음과 끝을 모두 함께한다.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는 건 KBO리그가 유일하다.

지금 KBO리그 선수들이 누리고 있는 수많은 혜택은 '대표팀'의 선전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게 시작이었다. 이듬해 김인식 감독이 이끈 제2회 WBC에서 숱한 명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인 '야구붐'이 시작됐다.

대표팀의 연이은 선전으로 KBO리그는 팬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외연 확장과 내실 다지기에 성공했다. 항상 지적됐던 낙후된 시설은 옛말이 됐다. 지난 2014년 개장한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시작으로 고척 스카이돔(2015년 가을 개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2016년 개장), 2019년 개장 예정인 창원 신축 야구장까지 메이저리그 부럽지 않은 최신식 구장에서 선수들은 마음껏 경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현재의 상황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2007 시즌 당시만 해도 현대 유니콘스(현 넥센 히어로즈)를 인수할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7개 구단 체제로 역행을 걱정했었다. 10개 구단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2017년과는 전혀 사정이 달랐다. '태극마크'를 달고 똘똘 뭉쳐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던 선배들의 투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결실도 불가능했다.

지금 KBO리그가 누리는 대부분의 혜택은 대표팀의 영광으로부터 시작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투혼을 불사르며 명승부를 선사하자 팬들은 사랑으로 보답했다. 선수들은 선 감독이 이야기한 '태극마크의 자긍심'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팬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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