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올 시즌 키워드는 '경쟁'이다. 미들 블로커(센터) 자리만 놓고 보면 그렇다.
우리카드의 센터진은 올 시즌 많은 변화가 있다. 그동안 소속팀에서 '높이'를 첵임진 박상하와 박진우는 모두 팀을 떠났다.
박상하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화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박진우는 군 입대했고 상무(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실업리그에서 뛰게 됐다.
떠난 사람이 있다면 오는 사람도 있기 마련. 박진우에 앞서 군에 입대했던 센터 구도현은 전역 후 우리카드로 돌아왔다. 그런데 센터진 경쟁이 만만치 않다.
우리카드는 기존의 김시훈과 김은섭 외에 센터 숫자가 많다. 오프시즌 현대캐피탈과 트레이드를 통해 조근호와 우상조가 새로 합류했다. 두 선수 모두 센터다.
코트 안에 먼저 나올 수 있는 선발 센터는 두 명이다. 우리카드는 구도현까지 포함해 센터 자원은 6명이다. 팀내 경쟁률은 3대1이다. 밀린다면 원 포인트 블로커로 뛸 수 있는 기회조차 잘 얻지 못한다.
구도현에게 이런 경쟁 자체는 자극제가 된다. 그는 "각 선수마다 장·단점은 있다"며 "우리팀에서 주전 센터로 뛰려면 경쟁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그는 "그러나 이런 상황은 다른 팀도 마찬가지"라며 "같은 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주전 자리를 얻는다. 내가 잘해 경쟁에서 앞선다면 주전으로 나설 기회는 늘어날 것이다. 반대로 다른 선수가 나 보다 더 잘한다면 그 선수가 주전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구도현은 전역 후 지난달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를 통해 소속팀 복귀 신고를 했다. 구도현은 신인 시절과 견줘 이번 컵대회에서는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는 "군 전역 후 제대로 오프시즌을 준비해 나간 첫 대회였다"며 "결승전에서 한국전력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아쉬웠지만 내 스스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파악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구도현은 '수비형 센터'로 분류된다. 공격보다 블로킹에 장점이 있다. 그는 "센터의 주된 임무가 블로킹이라고 생각한다"며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상대 공격을 가로막은 것과 유효 블로킹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비적인 센터라는 평가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러나 센터가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는 바로 속공이다. 세터 대부분도 경기를 치르는 동안 가장 짜릿한 플레이 중 하나로 속공을 꼽는다. 센터와 세터는 그래서 손발이 잘 맞아야한다,
우리카드는 박상하를 잃었지만 대신 세터 유광우가 FA 보상선수로 삼성화재에서 이적했다. 우리카드가 갖고 있는 약점 중 하나는 세터였다. 베테랑 유광우의 가세는 그래서 더 반갑고 구도현을 비롯한 센터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그는 "(유)광우 형과 속공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며 "내가 공격적인 부분이 모자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하는 센터로 성장하는 일이다.
이런 부분에서 대학(성균관대) 시절 은사이기도 한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과 함께하는 것은 구도현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김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성균관대와 삼성화재 그리고 국가대표팀에서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센터 자리에 대한 '노하우'를 누구보다 잘 전수해 줄 수 있다.
한편 구도현은 블로킹에 대해 "상대 팀을 잘 알아야 한다"며 "상대 주 공격수가 잘 때리는 코스나 습관 같은 것을 파악해야하고 상대 세터의 움직임과 자주 사용하는 플레이를 알아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영상 뿐 아니라 비디오를 통한 전력 분석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2017-18시즌 도드람 V리그는 14일 개막했다. '봄배구'를 향한 걱팀들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구도현도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첫 경기 일정은 아직이다. 오는 19일 대한항공과 맞대결이 첫 경기다. 원정 경기로 대한항공의 홈 코트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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