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에이, 처음 만난 것도 아니고 연습경기를 많이 해서 어색한 느낌은 없죠."
V리그는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과 비교해 선수 이동이 않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간판스타'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의 이적 소식이 좀 더 많은 주목을 받기도 한다.
오프시즌 동안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 이적 중 하나는 유광우와 박상하였다. 유광우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현역 선수 시절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뒤 소속팀 주전 세터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삼성화재 뿐 아니라 V리그를 대표하는 세터로 꼽혔다.
박상하 역시 우리카드의 높이를 책임지는 든든한 미들 블로커(센터)였다. 팀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우리캐피탈 창단 멤버로 오랫 동안 뛰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유광우는 삼성화재와 재계약했다. 그런데 센터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삼성화재는 FA 시장에 나온 박상하를 영입했다. 여기서 고민이 시작됐다. 외부 FA를 영입한 구단은 보상선수를 내줘야 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구단 사무국은 고심 끝에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박상하의 원 소속 구단 우리카드는 유광우를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우리카드도 지난 시즌까지 주전 세터로 뛴 김광국이 군 입대했기 때문에 해당 포지션에서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검증된 세터 유광우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는 주전 세터와 센터를 맞교환한 셈이 됐다.
이적 후 두 선수는 첫 공식 경기에서 만났다. 지난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삼성화재와 우리카드가 맞대결했다.
양팀 선수들은 경기 전 준비 욷동을 하기 위해 코트로 나란히 나왔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유광우와 박상하도 몸을 풀기 시작했다. 둘 모두 몇달 전까지 함께 운동을 했던 옛 동료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스트레칭을 돕는 트레이너와도 인사를 건냈다.
유광우는 "이제 우리팀은 우리카드"라고 웃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앞서 삼성화재와 연습경기를 몇차례 가져서 어색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참 몸을 풀고 있던 도중 유광우는 박철우(삼성화재)에게 손을 흔들었다. 동갑내기 친구인 둘은 지난 시즌까지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박철우도 손을 흔들며 웃었다.
박상하는 우리카드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코트 반대편으로 직접 왔다. 우리카드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에게 먼저 인사를 건냈다. 입단 동기 안준찬(우리카드)은 그 장면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반가운 얼굴을 봤기 때문이다.
박상하는 "체중이 많이 빠졌다"며 "무려 7㎏이 줄어들었다. 시즌 개막이 코앞인데 좀 더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화재 합류가 조금 늦었다. 대표팀에 차출돼 월드리그 초반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박상하는 볼 운동과 팀 전술 훈련 등을 동료들보다 늦게 시작했다. 컨디션을 점검하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이 먼저였다. 대표팀에 함께 다녀온 부용찬(삼성화재) 최홍석(우리카드) 등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유광우와 박상하 모두 '새 팀 적응은 끝난 셈이다. 이적한 지 시간이 이제 꽤 지났고 어색한 점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웜업과 공식 연습 시간이 끝나자 화가애애한 분위기는 사라졌다.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는 결승 진출을 놓고 코트에서 접전을 펼쳤다. 유광우는 동료들의 공격을 연결하는 패스(토스)를 보냈고 박상하도 상대 공격을 막거나 속공을 시도하기 위해 점프를 했다.
이날 맞대결에서는 우리카드가 세트스코어 3-1로 삼성화재를 꺾고 결승전에 올라갔다. 유광우는 1~4세트를 모두 뛰며 세트 성공률 46.96%를 기록했다. 서브로 공격 득점 1점도 올렸다.
박상하는 김규민과 함께 선발 센터로 나와 블로킹 하나를 포함해 4점을 기록했다. 새로 손발을 맞춘 세터 황동일과는 6차례 속공을 시도해 3회를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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