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김명민이 '브이아이피'에서 연기 호흡을 나눈 동료 배우 장동건과의 남다른 인연을 알렸다.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 제작 ㈜영화사 금월)의 개봉을 앞둔 배우 김명민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극 중 김명민은 용의자 김광일(이종석 분)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 채이도 역을 연기했다. 김광일을 비호해야 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분)과 서로 다른 목적으로 부딪히는 인물이다.
처음으로 한 작품에 함께 주연으로 캐스팅된 김명민과 장동건은 동갑내기 배우다. 앞서 친분은 없었지만, 김명민은 데뷔 직후부터 톱스타로 활약한 장동건과의 잊지 못할 인연을 기억했다. SBS 공채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해 무명 시절 SBS의 숱한 작품들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그는 장동건과도 단역과 주연 배우의 관계로 맞닥뜨린 적이 있었다.
"이번 작품을 함께 하며 장동건과 속이야기도 많이 하고, 둘 다 아이 아빠이다 보니 아이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장동건은 오랫동안 제게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우리 시대 '마지막 승부' '우리들의 천국'이 있었고, 장동건은 그 때부터 톱배우였으니까요. 장동건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SBS 드라마 '모델'에 장동건이 주연으로, 저는 운전기사 역으로 출연했었어요.(웃음)"
20년 전 단역 시절 만났던 톱배우 장동건과 상업영화의 주연으로 조우했다는 점은 김명민에게도 특별한 감흥을 안겼다. 조단역을 거쳐 차근 차근 연기력을 쌓아 온 김명민은 이제 실력과 인기를 모두 갖춘 스타 배우가 됐다. "멀리서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장동건과 한 작품에서 비등한 비중의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다가올 법했다.
"장동건과 처음 상견례 할 때 너무 뿌듯했어요. '나도 성공했구나' 싶어서요.(웃음) '장동건 씨 곧 온대요' 할 때 마음이 설레는 거예요. '뭐라고 불러야하지? '장배우님'이라 해야 하나?' 생각도 하고. 딱 들어오는데, 그 젠틀한 미소를 띄우고 있더라고요. 역시나 나긋나긋한 말씨로 대화를 하고요. 설레서 말도 잘 못했다니까요.(웃음)"
'브이아이피'를 통해 가까이서 연기를 함께 하며, 김명민은 데뷔 후 늘 톱스타의 길을 걸었던 장동건에게도 고단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함께 연기하며 '얘도 사람이구나' 생각했다"며 "'톱스타의 멍에랄까, 그간 톱스타라는 자리가 그에게 가져다 준 것도 많겠지만 그로 인해 잃은 것도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늘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삶을 살았으니 하고 싶은 걸 절제해야 하는 인생을 살았겠죠. 어릴 때부터 그랬으니 답답한 면도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럴 때 속내를 시원하게 털어놓을 상대가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부산 촬영 때 단골 횟집에 데려갔는데, 물회를 먹고 기분 좋아하길래 '말을 놓자'고 했어요. '그러자'고 하더라고요."
상대 배우와의 기억을 돌이키는 그의 모습에서, 현장의 분위기메이커로 곳곳을 누비는 김명민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 어떤 배우들과 비교해도, 김명민이 매 작품마다 품는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은 유독 높고 무겁다.
"현장에 가면 내가 할 역할이 파악돼요. 난 장동건, 박희순, 이종석 세 명의 배우들과 다 붙어서 연기를 했으니 그게 반영됐죠. 반면 세 배우들은 서로 붙어 연기할 시간이 없으니 아직도 어색할 수 있어요.(웃음) 채이도는 모두와 맞붙는, 능동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였으니까요. '분위기메이커가 돼야겠다'고 생각을 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죠."
'브이아이피'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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