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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토마스 크레취만 "5.18, 세계적으로 알려져야"(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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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는 8월 2일 개봉 예정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작품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게 조심스러워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메시지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가 연기했던 위르겐 힌츠펜터는 진리를 추구하는 인물이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토마스 크레취만은 '택시운전사'에서 실존 인물 위르겐 힌츠펜터를 연기했다. 위르겐 힌츠펜터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을 전세계에 알린 인물, '푸른 눈의 목격자'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화에서 이런 위르겐 힌츠펜터의 신념을 고스란히 연기로 전한다.

2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제작 더 램프(주))의 개봉을 앞둔 토마스 크레취만의 내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택시운전사'는 지난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

토마스 크레취만은 '택시운전사'에서 연기한 소감에 대해 "영화는 잘 봤다"며 "하지만 연기는 만족스럽지 않다. 제 연기를 보는 게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제 연기를 보면 자동응답기에 남겼던 제 목소리를 듣는 느낌이다. 제 연기는 그렇지만 작품은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함께 작업한 장훈 감독에 대한 칭찬과 고마움을 표현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특별히 장훈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게 좋았다. 제가 가장 좋아하게 된 감독이 됐다"고 밝혔다.

"어떤 작품을 준비하는 저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지는 않아요. 직관적으로 판단하려고 최대한 노력해요. 하지만 이번 작품 대본에는 영화의 스토리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건 관련) 리서치를 한 후에 장훈 감독의 리드를 따라 연기했어요. 장훈 감독의 눈빛을 보면서요.(웃음)"

함께 연기한 배우 송강호에 대해서도 "한국 배우들과 연기하는 것도 보람찼다"며 "특히 송강호는 환상적인 배우다. 송강호는 연기할 때 감정전환 속도가 매우 빠르다. 놀라울 정도였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있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촬영 당시 무더웠던 날씨와 제작진, 배우들과의 언어 장벽을 꼽았다.

"복합적인 어려움이 있었어요. 촬영하는 거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무더위가 힘들었어요. 언어 장벽도 무시할 수 없었죠. 통역이 있었지만 장훈 감독과 배우들도 영어를 쓰지 못했어요. 저 때문에 촬영 흐름이 끊기는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그동안 저는 주위 상황을 파악하면서 연기를 해왔는데 그걸 하지 못했어요.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죠.(웃음) 배우와 제작진이 논의를 끝낸 후에 제게 브리핑해야 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토마스 크레취만은 "연기자로서 심리적으로도 좋지 않았다"며 "제가 문제아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이 와서 '이거 괜찮아?'라고 말했는데 3살짜리 아이가 된 느낌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장에서 했던 유일한 의사소통 방법을 밝혔다.

"눈빛과 손짓, 발짓만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장훈 감독과 의사소통하면서 기다림을 배웠죠. (웃음) 사실 연기할 때는 말로 바로 바로 이야기하는 게 제 스타일인데 언어 장벽이 있어서 아쉬웠어요. 눈빛과 바디 랭귀지로 하고 싶은 이야기의 90%를 했어요. 특히 송강호 배우와도 이렇게 의사소통했죠."

토마스 크레취만은 '택시운전사'에서 사진 찍는 기자로 등장한다. 실제 토마스 크레취만은 "사진 촬영 하는 걸 좋아한다"며 "영화 촬영장에서도 그랬지만 어제도 제가 포토슛 당하는 걸 찍기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의 큰 팬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화면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에 저 같은 배우를 쓸 수 있는지 찔러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를 필두로 '작전명 발키리', '킹콩', '원티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까지 연기한, 국경이 무색한 독일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배우가 된 계기는 의외였다.

"어렸을 때 수영 선수를 꿈꿨어요. 사실 저는 건축가가 되고도 싶었죠.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당시 '동독에서 뭘 건축하고 디자인하겠느냐' 해서 배우가 됐죠. 참고로 제가 장거리 수영 선수였는데 그 체력 때문인지 배우로서 오래 활동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웃음)"

'택시운전사'를 촬영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토마스 크레취만은 작품에 매료됐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건 그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야기는 이제 세계적으로 더 잘 알려져야 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택시운전사' 작품을 선택하기 전까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저뿐만 아니라 제 주위 사람들도 몰랐어요. 그게 놀라웠죠. 특별히 알고 싶어서 장훈 감독에게 물어더니 많이 알려줬어요. 또 자료를 요청해서 일부 다큐멘터리도 봤는데 자료가 많지 않더라고요. 리서치를 직접했는데도 상황은 똑같았죠."

토마스 크레취만은 자신이 연기했던 실존 인물 위르겐 힌츠페터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위르겐 힌츠펜터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만나보고 싶었다"며 "하지만 촬영 당시에는 돌아가신 상태였다"고 말했다. 위르겐 힌츠펜터는 실제 지난 2016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인터뷰 말미에서 배우로서 긴장감을 드러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긴장 반, 기대 반"이라고 밝혔다.

"'택시운전사'와 유사한 작품 '스탈린그라드'에 출연한 적 있어요. 작품의 마지막 30분에 관객들이 우는 걸 보고 오히려 제가 감동했죠. '택시운전사'는 제가 근래에 참여한 작품 중 가장 임팩트 있고 유의미한 영화예요.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 궁금해서 잘 참여하지 않는 레드카펫에도 오늘 가요.(웃음)"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2일 개봉이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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