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대대적인 영입으로 더블스쿼드를 구축한 강원FC의 올 시즌 목표는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성적을 내는 것이다. FA컵은 탈락해 정규리그 3위 이내의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최전방 공격수 정조국이 잦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이근호가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골을 만드는 등 분전하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제르손과 나니도 번갈아 경기에 출전하며 팀에 적응하고 있다.
이들을 조율하는 미드필더의 존재감이 겉으로 드러나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황진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문창진(24)이 핵심 역할로 급부상했다.
문창진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 대표팀으로 활약하며 8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후 포항 스틸러스에서 애매한 입지가 이어졌고 올해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강원에서도 경쟁은 필수였다. 포항 시절 황금기를 함께 보냈던 황진성의 벽을 넘어야 했다. 최윤겸 감독은 문창진을 선발, 교체를 적절하게 섞어 내보내는 등 문창진을 끝까지 시험했다.
그런 문창진은 지난달 25일 수원 삼성전을 시작으로 이번달 12일 전남 드래곤즈전까지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2도움)를 해냈다. 광주FC, 대구FC, 상주 상무를 상대로는 모두 골을 넣는 결정력을 보여줬다. 수원, 전남전은 도움을 해냈다.
공교롭게도 신태용 감독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문창진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향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9~10차전 이란, 우즈베키스탄전 멤버 발탁 가능성의 불씨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신 감독은 리우 올림픽대표팀을 이끌 당시 "내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이가 문창진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6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에서 만난 최윤겸 강원FC 감독은 "문창진은 컨디션이 좋다. (지난 12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황진성의 부상으로 조커로 들어가서 일을 저질렀고 오늘은 선발로 출전했다"고 말했다.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며 문창진을 칭찬한 최 감독은 포항 시절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형님들'의 역할을 꼽았다. 문창진은 포항 시절 작은 문제에도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등 기복이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최 감독은 "포항에서는 또래 선수가 많아 그랬다. 강원에서는 경험이 많은 형님들이 잡아주고 있다. 커피 타임을 갖고 식사도 하는 등 잘 어울리고 있다. 덕분에 강원의 현재 순위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문창진은 원톱 나니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거침없는 드리블과 볼 배급으로 공격 윤활유 역할을 했다. 두 번이나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잡아 드리블 후 슈팅하는 장면도 있었다. 모두 수비수의 몸에 맞고 나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시도 자체는 훌륭했다.
19분에는 김경중이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다. 포항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페널티킥의 키커였고 왼발로 중앙을 공략해 정산 골키퍼의 몸에 맞고 들어가는 대담함을 보여줬다.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해내며 자신만의 기록도 쌓았다.
이후에도 문창진은 공격을 풀기 위해 애를 썼다. 마침 경기장에는 김남일, 차두리 축구대표팀 코치가 관전했다. 자신의 매력을 뽐내기에 충분했다. 후반 14분 이근호가 교체로 투입이 된 뒤에는 약속된 패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경기는 1-1로 끝났다. 그러나 경기 내내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준 문창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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