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13년부터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다. 올 시즌마저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다면 5년 연속으로 '손님'이 아닌 '구경꾼' 신세가 된다.
올 시즌 롯데에 대한 기대치는 높았다. 소속팀을 물론이고 KBO리그를 대표하던 타자 중 한 명인 이대호가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황재균(샌프란시코 자이언츠)이 떠난 아쉬운 마음이 자리 잡기도 전에 이대호 복귀라는 큰 선물 받았다.
시즌 개막 후 첫 한 달동안은 순항했다. 이대호는 명성대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손아섭·전준우·강민호·김문호·문규현 등 기존 타자들도 힘을 보탰다.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상위권에 자리했다. 여기에 공격력보다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영입한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까지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자랑했다.
◆부상에 눈물 구멍난 선발진
그러나 롯데는 분명한 약점을 안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다른팀들과 비교해 선발 마운드 전력이 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쉬 린드블럼을 대신해 영입한 파커 마켈은 1군 무대에서 단 한 경기도 던지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적응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더니 결국 짐을 꾸려 팀을 떠났다.
롯데는 시작도 하기 전에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미리 쓸 수 밖에 없었다. KBO리그에서 3시즌째를 맞는 브룩스 레일리는 시즌 초반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마켈이 빠진 자리를 닉 애디튼으로 메우긴 했지만 기대에 모자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영건'의 성장은 롯데 입장에서는 큰 위안이 됐다. 전반기 이미 팀내 선발진 중 가장 많은 승수(승)를 올린 박세웅은 명실상부한 에이스 역할을 했다. 여기에 부상을 딛고 오랜 기간 재활을 거친 김원중도 선발 마운드에서 새 얼굴로 등장했다.
베테랑 송승준도 중간계투에서 다시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그는 전반기에만 5승 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 선수 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야수들이 돌아가면서 다쳤다.
시즌 개막 후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전준우가 먼자 전력에서 이탈했다. 경기 전 타격 연습 도중 옆구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그 뒤를 이어 문규현·번즈·정훈까지 연달아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병살타·불안한 불펜은 분명한 아킬레스건
투타 균형이 흐트러지며 순위는 내리막을 탔다. 롯데는 5월 들어 연패를 당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승률 5할 유지는 언감생심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에게 스윕패를 당하며서 전열이 흐트러졌다.
믿었던 이대호의 방망이도 고개를 숙였다. 안타를 곧잘 쳤고 타율도 3할을 훌쩍 넘겼지만 팀이 기대하던 장타가 모습을 감췄다. 여기에 공격 흐름을 번번히 끊는 병살타가 발목을 자주 잡았다.
롯데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리그 최다 병살타(92개)를 기록하고 있다. 5월까지 그자리는 LG 트윈스가 있었지만 현재는 롯데가 차지했다. 부문 2위 넥센 히어로즈(84개)보다 8개가 더 많다. 최준석(18개) 이대호(16개) 번즈(12개) 세 선수가 때린 병살타만 46개다. 팀 병살타가 가장 적은 삼성 라이온즈(60개)를 세 선수가 따라잡을 기세다.
또한 최준석은 앞으로 병살타 6개를 더 기록하면 한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24개)을 갖고 있는 김한수 삼성 감독과 타이를 이룬다. 김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이던 지난 2004년 이 기록을 달성했다.
약점으로 늘 꼽히고 있는 불펜 문제는 여전히 불안하다. 롯데는 지난 4월 내야 유망주 오태곤을 kt 위즈로 보내고 장시환과 김건국(이상 투수)를 데려왔다. 장시환은 당장 중간계투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장시환은 1승 8홀드라는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4패와 함께 6블론세이브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6,31로 높다.
김건국은 롯데로 온 뒤 전빈기 동안 1군 마운드에 올라간 적이 없다.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 하는 윤길현도 39경기 등판해 1구원승 13홀드를 기록하긴 했지만 4패에 2블론이 옥에 티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5.35로 장사환과 마찬가지로 높은 편이다. '필승조'라고 하기에는 꽤 부족하다.
롯데는 그래도 5할 승률 가까이 접근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12일 기준으로 41승 1무 43패로 7위에 올라있지만 5위 두산 베어스(41승 1무 39패) 6위 LG(40승 1무 40패)와 승차는 각각 2, 1경기 밖에 안난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다시 시작되는 후반기 순위 경쟁을 통해 두팀을 제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롯데는 13일 애디튼을 대신할 외국인 투수로 린드블럼을 다시 데려왔다. 이로써 린드블럼-레일리-박세웅-송승준-김원중 등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시즌 초반과 비교해 안정을 찾은 그림이다.
여기에 필승조와 추격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불펜 운영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좋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5할 승률 복귀와 함께 '가을야구'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경쟁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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