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포수에게는 안타나 홈런을 맞지 말라'
야구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여러 속설 중 하나다.
포수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공격보다 수비 부담이 더하다. 그래서 포수는 보통 하위타선에 자리한다. 평소 안타나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운 자리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장거리타자로 포수인 강민호(롯데 자이언츠) 양의지(두산 베어스)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이런 이유로 포수가 타석에 나와 안타나 홈런을 친다면 그날 팀 득점은 전체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투수나 야수 입장에서는 포수에게 내준 안타와 홈런이 더 아쉬울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4일과 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 '안방마님' 도움을 제대로 받았다.
넥센은 한화와 이번 주중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지난 두 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주중 3연전 첫 경기인 지난 4일에는 포수 겸 9번타자로 나온 주효상이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5일에는 김민성(내야수)이 역전 투런포로 결승타의 사나이가 됐지만 포수 겸 9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동원도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박동원은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단숨에 원점으로 돌렸다. 1회초 한화 김태균이 선제 투런포을 쏘아 올리자 2회말 박동원이 같은 2점 홈런으로 맞불을 놨다.
박동원은 팀이 뒤집기에 성공한 7회말 귀중한 추가점을 이끌어내는 투런포를 다시 쳤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넥센은 김민성과 박동원이 각각 2점 홈런 2방씩을 쳐낸 덕분에 한화에 12-7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동원은 이날 경기 후 "솔직히 올 시즌 초반에는 홈런에 대해 욕심을 부렸다"고 했다. 그는 2015년과 지난해 각각 14홈런을 기록했다. 2년 연속 두자리수 홈런으로 나름 장타력도 입증했다.
그런데 박동원이 직접 언급한 것처럼 역효과가 생겼다. 큰 타구를 날릴 마음이 앞서다보니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그는 "(홈런을 치고 싶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타격폼을 따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 됐다. 박동원은 "역시 어울리지 않더라"며 "이러다보니 타격에 대해 스트레스가 쌓였다"고 했다.
시즌 개막 후 방망이에 힘이 제데로 실리지 않았다. 4월 월간 타격성적은 타율 2할5리(39타수 8안타)에 그쳤고 바라던 홈런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5월 들어 월간 타율은 2할1푼2리(33타수 7안타)로 조금 올랐으나 성에 차지않았다. 부진이 이어지다보니 1군 엔트리에서 자연스럽게 빠졌다.
박동원은 "퓨처스(2군)로 가서 다시 뛰는 동안 생각을 했다"며 "여러가지 시도를 하기보다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효과는 있었다. 박동원은 지난달(6월) 월간 타율 3할1푼1리(61타수 19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 두 달 동안 잠잠하던 홈런도 3개나 쳤다.
4연승 중인 넥센은 6일 같은 장소에서 한화와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경기를 치른다. 한화전 스윕승과 함께 5연승을 노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 두 경기 동안 박동원과 주효상에게 당했다. 2연패를 끊기 위해서는 넥센 '안방마님' 봉쇄가 우선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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