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시즌 4승 달성을 노렸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 오브 애너하임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2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투수가 돼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을 종전 4.30에서 4.21로 낮추는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기록은 3승7패 평균자책점 4.21이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초반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1회와 2회를 연달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에인절스 타선을 잠재웠다. 3회말 선두타자 제프리 마르테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내리 범타로 잡아냈다.
하지만 4회말 2사 후 유넬 에스코바에게 볼넷을 내준 뒤부터 좋았던 흐름이 끊겼다. 볼넷이 문제가 아니었다. 류현진은 2사 1루에서 상대한 안드렐튼 시몬스가 날린 강한 타구에 왼발을 맞았다. 류현진은 고통을 호소했고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몸을 추스른 류현진은 2사 1·2루의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마틴 말도나도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5회에도 호투를 이어가며 실점 없이 에인절스 타선을 막아냈다.
5회까지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 류현진은 시즌 4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갔다. 하지만 6회말 장타 두 방에 무너졌다. 류현진은 6회말 선두타자 콜 칼훈을 우익수 옆 2루타로 내보내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알버트 푸홀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에스코바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천적' 시몬스가 류현진을 쓰러뜨렸다.
전 타석에서 투수 강습 안타로 류현진의 왼발을 맞췄던 시몬스는 아예 담장 밖으로 공을 넘겨버렸다. 류현진이 던진 초구 커브를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0-0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이후 말도나도와 제프리 마르테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또다시 실점 위기를 맞았다. 올시즌 세 번째 퀄리티 스타트까지 아웃 카운트 단 한 개만 남겨둔 상황에서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다저스 벤치는 더 이상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 그랜트 데이턴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데이턴이 추가 실점 없이 막아내며 류현진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 타선 침묵까지 겹치면서 류현진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날 류현진에게 패전의 아픔을 안긴 건 사실상 시몬스였다. 시몬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에게 통산 10타수 3안타 2타점를 기록하며 껄끄러운 상대였다.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의 맞대결이었지만 여전히 류현진의 공을 잘 공략했다.
류현진은 올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의 놀란 아레나도에게 7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으로 난타당하면서 콜로라도전에서만 3패를 떠안았다. 승부처마다 아레나도에게 당하면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여기에 류현진은 시몬스라는 새로운 천적이 등장하면서 또다시 고개를 숙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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