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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즈 공백' 메운 황진수, 위기가 곧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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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상대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 하위 타선서 존재감 반짝 반짝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주 치른 6경기를 모두 졌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kt 위즈를 만나 6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20일과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맞대결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둬 한숨을 돌렸다. 박세웅과 송승준이 선발 등판해 제 역할을 했고 타선도 모처럼 집중력을 보인 덕분이다.

kt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알토란 활약을 보인 선수가 있다. 앤디 번즈와 정훈이 빠진 롯데 내야진 한 자리를 메우고 있는 황진수가 그렇다.

황진수는 프로 10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까지 1군에서 뛴 것은 48경기 뿐이다. 전형적인 퓨처스(2군)리그 선수에 해당한다.

그는 공주고 졸업반 시절이던 지난 2007년 신인 2차 6라운드 45순위로 롯데에 지명받았다. 이듬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 데뷔에는 시간이 더 걸렸다. 입단 후 5년 만인 2012년 1군에서 28경기에 출장했다.

황진수는 자신이 뛴 1군 경기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 그는 "얼마 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퓨처스에서는 어느덧 고참선수가 됐다.

그는 "이번 한주가 정말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어렵게 잡은 1군 출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롯데는 올 시즌 부상 선수 때문에 고민이 많다. 특히 내야진이 문제다. 앤디 번즈와 정훈은 각각 옆구리와 손가락을 다쳐 현재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팀 입장으로 보면 위기였지만 황진수에게는 이런 상황이 기회가 됐다. 그는 눈에 쏙 들어오진 않지만 지난 3일 1군 콜업 후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많아졌다.

황진수는 타격 실력도 쏠쏠하다. 지난 20일과 21일 kt전에서는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치며 하위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롯데는 상·하위 타선 격차가 크게 나는 것이 단점 중 하나로 꼽힌다. 황진수의 가세와 최근 활약으로 이 부분을 조금씩 메우고 있다.

롯데 타자들 중 흔치 않은 '스위치 히터'라는 것도 황진수가 갖고 있는 장점이다. 그는 공주고 2학년 때부터 스위치히터를 선택했다.

황진수는 "1군에서 뛰고 있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팀 성적이 좋지 못한 상황은 그렇지만 1군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고 경기에 나서는 일 자체만으로 내겐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그가 '승부수'라고 언급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는 한정됐기 때문이다. 번즈와 정훈이 부상에서 회복하면 황진수는 퓨처스로 다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올 시즌에는 1군 콜업 기회가 없을 줄 알았다"며 "전혀 생각하지 못한 가운데 1군으로 와 뛰게 됐다. 이번주 kt전을 포함해 주말에 있을 두산 베어스전이 내게는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황진수는 1군 무대에서 직접 보여주고 있다. 기존 선수들에게도 황진수의 활약은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가 갖고 있는 또 다른 단점 중 하나는 주전과 백업 간의 기량차다. 황진수가 1군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기는 셈이다. 팀 입장에서도 이런 선수들이 퓨처스에서 많이 올라오는 것이 좋다.

황진수는 수비에서도 2루 뿐 아니라 내야 모든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그는 "3루수로 뛴 적이 별로 없어 좀 낯설었지만 조금씩 적응이 되고 있다. 이제는 3루에서 수비를 할 때 타자들의 스윙 각도와 타구 방향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가 퓨처스로 다시 자리를 옮긴다고 해도 올 시즌은 결코 잊을 수 없게 됐다. 자신의 1군 커리어 하이 시즌이던 2012년 기록(28경기 출장 18타수)을 이미 뛰어넘었다. 타율도 3할4푼5리(29타수 10안타)로 괜찮다. 10안타 중 2루타도 5개나 있다. 황진수가 지난 시즌까지 1군에서 기록한 안타는 2개 뿐이었다. 그는 "대수비이든 대주자이든 상관 없이 기회가 주어진 만큼 지금 당장 오늘 있을 경기에만 집중하고 만족하고 싶다"고 했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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