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비판 여론은 결국 경질로 이어졌다. 당장 다음 지도자 후보군을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된 대한축구협회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제5차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남자 23세 이하(U-23) 감독 선임과 여자 대표팀의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 및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평가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지난 14일(한국시간)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 2-3 패배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지도력에 물음표가 붙고 비판 여론이 쏟아지면서 거취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경질로 이어졌다.
기술위원회 도중 기자회견 형식의 브리핑에 나선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에 대해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겉모양은 상호 합의지만 사실상 경질이나 마찬가지다.
당장 다음 감독 선임이 급하게 됐다. 대표팀은 8월 31일 이란(홈), 9월 5일 우즈베키스탄(원정)과의 9~10차전이 남아 있다. 최소 1승 1무 이상을 거두지 않으면 본선 직행은 암담해진다.
새 사령탑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두 달에 불과하다. 지도자를 구하는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감독 선임은 다음 기술위원회와 기술위원장이 결정할 일이다"면서도 사견을 전제로 "국내 감독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경질론이 확산하면서 후임 감독 후보군도 국내 지도자로 좁혀졌다.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 신태용 전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 최용수 전 장쑤 쑤닝 감독 등이다.
외국인 감독 선임은 시간이 없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사실상 이런 생각에 기술위원들 모두 공감하고 있어 외국인 지도자는 어려워 보인다.
이 위원장은 조건을 하나 더 붙였다. 그는 "기본적인 역량이 있는 분이 선임되어야 한다.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고 전한 뒤 "적어도 최종예선을 치열하게 경험한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경륜 있는 지도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종예선 경험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60대 이하 지도자로 범위를 좁히면 허 부총재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 등 3명이다. 차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을 오래전에 고사했고 최 감독은 소속팀 전북에만 전념한다는 생각이다.
결국 남는 사람은 허 부총재밖에 없다. 허 부총재는 2012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직을 내려놓은 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을 오가며 행정직을 경험했다. 나름대로 대표팀 상황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슈틸리케 감독을 긴급 보좌한 정해성 코치와도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을 함께했다. 설기현 코치와도 사제의 연이 있다.
신태용 감독의 경우 3차 예선은 함께했지만, 최종예선은 올림픽팀을 맡아 빠졌다. 외국인 지도자에 영입에 소극적인 축구협회의 태도를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지도자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인물은 허 부총재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기술위의 결정을 정확하게 보고 받지는 못했다. 일단 빠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면밀하게 살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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