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예선]'최악 졸전' 슈틸리케호, 본선행 빨간불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슈틸리케호가 결국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 카타르와의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4승 1무 3패, 승점 13점에 그친 한국은 어렵게 2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3위 우즈베키스탄(12점)과의 격차를 벌리지 못하며 남은 이란(홈), 우즈벡(원정) 두 경기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카타르(7점)는 5위로 올라섰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4-1-4-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공격적인 전술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세우고 2선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기성용(스완지시티)-이재성(전북 현대)-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배치해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한국영(알 가라파)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플랫4의 김진수(전북 현대)-장현수(광저우 푸리)-곽태휘(FC서울)-최철순(전북 현대)과 호흡했다. 골문은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가 지켰다.

탐색전을 벌이던 한국은 전반 8분 김진수의 스로인을 황희찬이 헤딩으로 연결하며 기회를 노렸다. 20분 이재성이 아크 오른쪽에서 한국영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손에 걸렸다.

측면 수비가 흔들리면서 두 차례 위협적인 슈팅 기회를 내줬던 한국은 25분 선제골을 내줬다. 최철순의 파울로 아크 앞쪽에서 프리킥을 허용했고 키커로 나선 하산 알 하이도스(알 사드)의 오른발 킥이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프리킥 허용 직전 곽태휘가 미끄러지며 상대의 돌파를 허용, 최철순의 파울로 이어진 장면이 아쉬웠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30분 손흥민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착지에 실패하며 오른 손목을 다쳐 33분 이근호(강원FC)로 교체됐다. 이후 40분 이근호가 권순태의 골킥을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치고 들어간 뒤 왼발로 슈팅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42분 기성용의 슈팅도 골대 위로 살짝 지나갔다.

후반 시작 후 6분 만에 허망한 실점이 나왔다. 오른쪽 측면을 내주며 아크람 아피프(스포르팅 히혼)에게 공간을 뚫렸고 그대로 실점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고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을 빼고 스피드가 좋은 황일수(제주 유나이티드) 카드를 꺼냈다.

황일수는 11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슈팅을 보여주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카타르는 여유가 넘쳤다. 두 골을 허용한 한국은 다급함이 묻어 나왔다. 만회골은 어렵게 터졌다. 17분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아크 중앙으로 내줬다. 뒤에 있던 기성용이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25분에는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재성이 중앙으로 가로지르기를 했고 황일수가 헤딩 패스를 했다. 이를 받은 황희찬이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에 성공했다. 흐름을 유지하고 날카로운 공격을 이어가면 충분히 뒤집기가 가능했다.

하지만, 엉성한 수비가 문제였다. 곽태휘가 34분 알 하이도스를 놓치면서 또다시 실점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35분 한국영을 빼고 남태희(레퀴야)를 넣어 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하는 대책을 세웠다. 그렇지만 카타르의 수비를 뚫지는 못했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