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굴욕적인 기록까지 양산한 울리 슈틸리케(63)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그야말로 한국 축구사(史)를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졸전을 벌이며 2-3으로 졌다.
도하는 1994 미국월드컵 본선 티켓을 극적으로 안겨줬던 '기적의 땅'이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참사의 땅'을 개척했다. 최종예선 내내 터지지 않던 원정 골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한국을 '동네북' 수준으로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한국은 경기 전까지 카타르와의 역대전적에서 5승 2무 1패로 절대 우위였다. 두 번째 만남이었던 1984년 싱가포르 아시안컵 0-1 패배 이후 33년 동안 4승 2무의 무패 기록을 이어갔다. 최근 3경기 연속 이기는 등 카타르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물론 경고등은 이미 켜져 있었다. 홈에서 치른 경기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헌납하는 등 1-2로 끌려가다가 3-2로 어렵게 이겼다. 이는 카타르의 자신감을 올려준 꼴이었다. 결국, 이날 33년 만에 패하며 슈틸리케 감독은 '기록 파괴자'의 면모를 보였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중국전 사상 두 번째이자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첫 중국전 패배였다.
이란 원정에서는 유효슈팅 0개를 기록하는 경기력에 그쳤다. 이란전 사상 처음 있는 일이자 보기 드문 경기력이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슈팅영개'라는 별명이 붙었다. 참사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3패를 하면 월드컵 본선에 간 역사가 없다는 기록에도 근접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4승 1무 3패, 승점 13점이 됐다. 목표 승점 22점 확보는 실패했다. 그나마 이란(20점)이 무패로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우즈베키스탄(12점)이 무려 4패를 거둬 한국을 조금이나마 안심시켰다.
하지만, 한국의 남은 상대는 이란(홈), 우즈벡(원정)전이다. 이란에는 이미 원정에서 0-1로 패했고 우즈벡과는 홈에서 2-1로 겨우 이겼다. 4위 시리아(9점)와의 승점이 4점 차이에 불과하다. 자칫 플레이오프로 밀리거나 자동 탈락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리게 될 전망이다. 극약 처방이 시급한 한국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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