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알베리고 에바니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 전술의 핵심은 측면 파괴력에 있었다.
이탈리아는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선 토너먼트 8강 잠비아와 경기에서 연장 후반 6분 터진 루카 비도의 멋진 헤더골로 3-2로 역전승했다. 이 승리로 이탈리아는 자국 역사상 첫 U-20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초반 기세는 잠비아가 훨씬 좋았다. 빠른 압박, 공을 잡으면 마치 스프린트하듯이 앞으로 달려나가는 자세로 견고함의 대명사와도 같은 이탈리아 수비를 쥐락펴락했다.
이탈리아는 중앙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주던 주장 롤란도 만드라고라(유벤투스)가 이날 아쉽게 결장했다. 그래서인지 이런 빠른 공격 전환에 취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반 막판 쥐세페 페첼라가 퇴장당하며 수적으로 열세에 몰렸다. 자칫하면 경기가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에바니 감독은 결국 승리를 따냈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측면에 대한 믿음이 경기를 뒤집은 원동력이 됐다.
기본적으로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4-3-3 포메이션을 쓰고 있다. 왼쪽의 쥐세페 파니코(체세나) 중앙 공격수 안드레아 파빌리 오른쪽엔 리카르도 오르솔리니(이상 아스콜리)를 세운다.
하지만 4-4-2 혹은 4-5-1의 형태로도 순식간에 변환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파니코와 파빌리, 오르솔리니가 쉴틈없이 포지션을 서로 변경한다. 순간적으로 서로의 위치를 좁혔다가 그라운드를 넓게 써야할 때는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거리를 좁히기도 했다.
특히 190㎝ 장신 파빌리는 전형적인 중앙 공격수가 아닌 측면에서의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위협적이었다. 조별예선 일본과 경기에서도 왼쪽 측면으로 빠진 후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오르솔리니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도움을 올린 바 있다.
이러한 장면은 이탈리아가 수세에 몰렸던 후반에도 계속 나왔다. 잠비아로서는 상당한 골치거리였다. 이날 오르솔리니가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박스로 쇄도해 터뜨린 동점골은 이런 측면의 유기적인 장면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했다.
연장 후반 터진 루카 비도(AS치타델라)의 골도 이런 측면 공격에서 시작됐다. 파니코를 대신해 투입된 비도는 아주 위협적이진 않았지만 왼쪽에서 포지셔닝을 정확하게 가져갔다. 결국 잠비아 수비를 상대로 자신이 얻어낸 코너킥을 스스로 골로 결정지은 것이다.
여기에 퇴장 이후 페데리코 디마르코(엠폴리)가 왼쪽 풀백으로 가세하며 더욱 파괴력이 배가됐다. 정확한 킥과 왕성한 활동량을 가진 디마르코는 1명이 없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결국 후반 43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비도의 골을 돕는 날카로운 코너킥까지 선보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에바니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선수가 한 명 퇴장당하고 전술을 4-4-1을 썼다. 이후 한 골이 필요하게 됐을땐 스리백을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어떤 전술이건 측면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전술이다.
그리고 결국 이 전술이 이탈리아를 4강으로 이끌었다. 갈수록 완성도가 높아지는 측면 파괴력이 대회 마지막까지 위력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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