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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지옥 방치된 프로야구…'미세먼지 특별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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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경보에 마스크 쓴 선수까지…대책마련 목소리 높아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경기 중단을) 진짜 건의해봐야하는 것 아닙니까?"

6일 잠실야구장. LG 트윈스와의 라이벌전을 앞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취재진을 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 때문이었다.

이날 미세먼지는 올해 들어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최고값 423㎍/㎥을 기록했고 중국과 인접한 인천에서는 471㎍/㎥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무려 650㎍/㎥. 6일 오전 2시를 기해 경기도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며 실외 활동을 적극 자제하라는 문자가 전송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프로 스포츠 경기가 열렸다. KBO리그 5경기는 물론 K리그도 클래식과 챌린지를 포함해 총 7경기가 열렸다.

KBO 리그 규정 제1장 27조에 황사경보 발령 및 강풍, 폭염시 경기취소 여부가 명기돼있다. '황사경보 시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경기개시 3시간 전에 지역 기상대 확인 후 경기관리인과 협의하여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내용이다.

KBO는 이런 이유로 이날 경기의 취소 여부를 감독관의 판단에 맡겼다. 특별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의 최고 감독자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정상적으로 속행됐다. KBO리그 뿐만 아니라 K리그 경기도 모두 열렸다. 오후 2시께의 미세먼지 수치는 300㎍/㎥ 언저리에 머물렀다. 몸시 나쁜 수준이었다.

좋은 않은 공기 때문에 잠실야구장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낯선 풍경도 보였다. 타격 연습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선 몇몇 LG 선수들이 마스크를 끼고 나온 것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도 검은색 마스크를 머리까지 뒤집어 썼다. 관중석에도 마스크를 쓴 팬들이 다수였다.

양상문 감독은 선수들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따로 지시를 한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개시 여부에 대해서도 "혹시 취소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플레이볼이 선언된 뒤 날이 어두워지면서 미세먼지 수치는 점점 내려갔다.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오후 7시께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수치는 180㎍/㎥ 수준. 여전히 나빴지만 정점에서는 꽤 많이 내려온 수치였다.

이날 경기는 큰 탈 없이 치러졌지만 앞으로 이런 최악 수준의 미세먼지가 얼마나 더 한반도를 뒤덮을지는 미지수다. 야외에서 3시간 이상 최악의 먼지를 들이마셔야 하는 선수와 팬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향후 미세먼지 수치와 관련된 제도 개정이 시급해 보인다.

결정은 물론 감독관이 하겠지만 최소한의 근거가 마련되어야 감독관도 큰 부담없이 자유롭고 자의적인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뒤 양팀 선수단 및 심판진이 샤워실로 직행해 '목욕' 수준의 샤워를 했음은 불문가지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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