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정조준' KGC, FA 이정현·오세근 잡아라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안양 KGC인삼공사에 통합우승은 기쁜 일이지만 이제는 '어제 내린 눈'이 됐다. 당장 선수단 개편이라는 문제와 마주하게 됐다.

KGC는 2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6차전에서 88-86으로 승리하며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1~2012 시즌 이후 두 번째이자 팀 창단 첫 통합우승이다.

통합우승에 손색없었던 전력이다. 데이비드 사이먼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서울 삼성)에게 정규리그 외국인선수상을 내주기는 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해줬다. KGC가 재계약 카드를 꺼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신 가드 키퍼 사익스도 사이먼과 함께 '사형제'로 활약하며 재계약 대상이 됐다. 카타르리그에서 긴급 수혈에 6차전에 나서 16득점 5리바운드로 깜짝 활약하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던 마이클 테일러는 국내 선수와의 조화를 생각하면 사익스로 기우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김승기 KGC 감독도 6차전 시작 전 "사이먼과 사익스는 재계약을 한다"며 강한 믿음을 부여했다. 사익스도 "이 팀에 만족한다. 내년에는 부상없이 뛰어서 또 한 번 내 힘으로 통합우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선수다. 이날 우승을 이끈 이정현, 오세근, 양희종 트로이카는 2011~2012 시즌 챔프전 우승 주역이다. 이중 이정현과 오세근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다.

이정현은 올 시즌 가드 김기윤의 부상으로 두 몫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익스와도 호흡을 맞추고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는 박재한을 이끄는데, 온 힘을 쏟았다. 우승을 이끈 위닝샷을 시도하는 능력에서 알 수 있듯이 승리욕도 있다.

오세근은 마당쇠 역할을 한다. 첫 우승이나 두 번째 우승 모두 오세근의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 이번 우승에서는 오세근이 사익스의 부재로 상대 외국인 선수까지 상대하고 국내 포워드를 수비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들의 경기력과 팀에서의 비중을 잘 알고 있는 주장 양희종은 "정말 대단한 동생들이다. 같은 팀에 있지만, 많이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 "사장님 잡아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양희종은 "이들만 있다면 통합 2연속 우승은 충분히 가능하다. 어느 팀과 만나도 질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구단의 빠른 결단을 부탁했다.

그러나 이정현이나 오세근은 말을 아꼈다. 이정현은 "셋이 함께하면 호흡이 잘 맞는다. 끝까지 함께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오)세근이와 따로 말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