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아름다운 패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던 서울 삼성의 봄 농구였다.
삼성은 2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챔피언결정(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지며 2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정규리그 3위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 삼성은 인천 전자랜드에 3승 2패를 거둔 뒤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고양 오리온에 3승 2패를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뒷심을 발휘했다.
챔프전에서도 삼성은 KGC 인삼공사와 패-승-패-승-패 순서로 쉽게 경기를 내주지 않는 힘을 보여줬다. 2005~2006 시즌 우승 이후 2007~2008, 2008~2009 연속해서 챔프전 준우승에 그쳤던 삼성은 8시즌 만에 우승을 기대하며 기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저하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3월 26일 정규리그 종료 후 나흘 휴식을 가진 뒤 31일 6강 PO를 시작했다. 이후 이날 챔프 6차전까지 한 달 조금 넘게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무려 16경기를 치렀다.
이상민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다른 팀보다 한 라운드 더 넘게 치렀"다. 정규리그가 54경기다. 삼성은 PO를 16경기를 포함해 무려 70경기를 치렀다. 지치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KGC는 4강 PO에서 울산 모비스에 3전 전승을 거두고 일주일의 휴식을 하고 삼성을 만나 체력에서 훨씬 여유가 있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정규리그 36경기를 포함해 52경기 더블더블이라는 괴력을 과시했다. 모든 전술이 라틀리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득점이 그에게 몰렸다. 신의 영역에 있었던 라틀리프는 체력에 한계가 없었다.
이 감독은 6차전을 앞두고 "라틀리프가 지난 2년 동안 단 하루만 운동을 쉬었다고 하더라. 정말 체력은 문제가 없다더라고 하더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승을 했다면 최우수선수(MVP)가 라틀리프가 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노장 가드 주희정의 저력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주희정은 6차전까지 끌고 오는 공헌자였다. 경험이 풍부한 주희정은 김태술이나 천기범 등 젊은피들의 경기 운영이 흔들리면 어김없이 이상민 감독이 믿고 투입하는 자원이었다. 때가 되면 양념처럼 3점슛을 터뜨려주고 가로채기를 해내는 등 경기 조율사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군입대를 하는 김준일과 임동섭은 험한 일을 마다치 않았다. 득점을 라틀리프가 하느라 리바운드나 수비에 집중해 슛을 하는 시간이 부족했지만 몸을 던져가며 볼을 잡아냈다. 절대 그냥 지지는 않았던 삼성은 진정한 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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