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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마 수문장' 권순태 "ACL서 전북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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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경기 나가 익숙해지는 때가 가장 위험"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16강에 가서 좋기는 한데…"

올해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고 있는 K리그 팀들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부메랑 효과를 톡톡히 체험하고 있다. 한국인 감독이 있거나 선수가 뛰고 있는 팀들이 제대로 설욕하고 있다.

25일 수원 삼성은 정성룡이 수문장으로 있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0-1로 패하며 16강 진출 좌절 위기에 몰렸다. 26일 울산 현대도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0-4로 크게 졌다.

가시마에는 지난해까지 전북 현대에서 뛰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권순태(33)가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동물적인 감각을 선보인 권순태로 인해 울산은 골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권순태는 여전히 능변가였다. 그는 일본 구단 선수로 한국에 온 느낌에 대해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문수 축구경기장을) 보니 지난해와 달리 환경이 많이 달라졌더라. 가족석도 생기고 의자도 교체되고 그런 것들이 보이더라"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북의 우승을 이끌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까지 나선 경험이 있는 권순태는 올해 조별리그 5라운드에서 울산, FC서울이 조기 탈락하는 등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 "(가시마가) 이겨서 좋기는 한데 한국 팀들이 잘해서 조별리그를 함께 통과했으면 한다. 가슴 속에 짠한 마음이 있다. 울산 선수들을 보니 그렇더라. 16강을 가서 좋지만, 한국인 입장에서는 뭔가 좀 그렇다"며 만감이 교차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시마의 터줏대감 수문장 소가하타 히토시와 치열한 주전 싸움을 하고 있는 권순태는 리그에서는 8경기 중 5경기, ACL은 5경기 중 4경기를 선발로 나왔다. 확실한 주전으로 한국 수문장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J리그에는 권순태, 정성룡 외에도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등 다수의 한국인 골키퍼가 주전을 확보하며 뛰고 있다.

그는 "한국인 골키퍼가 대우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일단 일본 골키퍼들은 신장이 작고 정신력이 약하다. 우리 팀 소가하타 히토시 형님도 좋은 골키퍼지만 다부지고 끈질긴 부분은 약하다. 주전 골키퍼와 경쟁하는 후보 골키퍼들도 한국 선수들이 좋다"고 진단했다.

권순태가 전북을 떠나면서 올해 주전 골키퍼는 홍정남이 나서고 있다. 홍정남은 권순태의 그림자에 가려 10년을 비주전 골키퍼로 뛰었지만, 올해 뛰어난 선방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서라고 전북의 하이라이트를 챙겨 본다. 홍정남은 당연히 잘해야 한다. 10년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물론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도 있다. 지금은 열심히 잘하겠지만 매일 경기에 나가면서 좀 익숙해질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내년에 전북과 ACL에서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다는 권순태는 "우리 선수들(가시마)이 전북의 따끔한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며 웃은 뒤 "전북 소식은 늘 챙기고 있다"며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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