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랐을까.
울산 현대가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원정 팬들의 스포츠 정신에 반하는 행동을 철저하게 막았다.
울산은 26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조별리그 5차전 가시마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가시마 팬들과 울산 팬들의 동선을 철저하게 분리했다. 전날(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전에서 발생한 욱일승천기 반입 사건 때문이다.
가와사키 팬들은 경기 시작 전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들어 올렸다. 이를 확인한 수원 구단은 곧바로 욱일승천기를 압수하고 아시아 축구연맹(AFC)에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
수원의 사례를 알고 있었던 울산은 이날 경기 시작 세 시간 전부터 등장한 가시마 팬들의 짐을 확실하게 수색했다. 응원 현수막 모두를 길바닥에 펼쳐 놓고 전수 검사를 했다. 여성 팬들의 경우 여성 경비 용역원이 직접 모든 소지품을 살폈다.
응원 현수막이 일본어로 되어 있는 경우 뜻까지 명확하게 파악했다. 검사 과정에는 가시마 구단 직원들이 따라붙어 직접 확인하는 등 협조했다. 약 20여 개가 넘는 현수막이 북쪽 관중석 뒤 출입구에 펼쳐졌다.
동선도 제한해 울산 팬들과 만나지 않도록 했다. 북쪽 관중석 전체를 내주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도록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체격 좋은 경비 요원을 배치해 위험 소지가 없도록 했다.
울산 관계자는 "욱일기가 발견되면 해당 구단이 AFC로부터 벌금 징계를 받는다. 가시마도 전날 가와사키의 상황을 알고 있었고 직접 원정 팬들의 짐을 같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준비는 완벽했던 울산이다. 욱일승천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는 맥없이 패배했다. 예방은 잘했는데 정작 결과는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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