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전략도 전술도 보이지 않았다.
울산은 26일 가시마와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조별리그 5차전을 치렀다. 이기는 것 외에는 답이 보이지 않던 울산이라 강한 힘을 앞세워 전반 시작부터 가시마 수비를 흔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J리그와 일왕배 2관왕에 오른 가시마는 달랐다. 공수 간격을 촘촘하게 세우며 울산의 공격 실패를 유도했다. 스스로 공격을 시도하다 지치기를 바란 것이다.
가시마는 일본에서도 힘있는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이날 전반 볼 점유율에서 68%-32%로 울산이 앞설 정도로 K리그와 비슷한 스타일의 축구를 한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연장전까지 몰고 가는 수비력을 보여줬던 기억이 있다.
울산 입장에서는 반전이 필요했다. 지난 22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클래식 7라운드에서 0-5로 대패했다. 가시마전에서 우려를 씻기 위해 김 감독은 측면 공격수인 김승준을 원톱에 놓는 모험수를 던졌다.
대신 공격 2선에는 오르샤-이용재-한상운-김인성을 배치했다. 각자 개성이 뚜렸한 공격진이다. 오르샤는 멀티플레이어고 이용재는 패싱력, 한상운은 왼발 킥력, 김인성은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력이 좋다.
개개인의 능력은 좋았지만 조화를 이루지는 못했다. 힘은 있어도 슈팅 정확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반에 골을 넣지 못하면서 후반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가시마는 울산의 허점을 놓치지 않았다. 플랫4 수비진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 김성환이 홀로 버티는 것을 집중 공략했다. 좁은 공간으로 밀고 들어가 울산 수비를 흔드는 전략을 취했다.
이는 통했다. 후반 7분 수비 공간이 벌어지자 지체없이 패스가 들어갔고 가나카지 무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9분에는 이기제의 볼 트래핑 실수로 페드로에게 어이없는 골을 내주더니 22분에는 김용대 골키퍼의 실수로 또 실점했다.
자멸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장신 공격수 김용진과 코바에 힘이 있는 이종호를 넣어 전형적인 높이 축구를 구사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가시마는 수비수들이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페널티지역 밖으로 울산 선수들을 밀어내 슈팅 거리를 넓게 만드는 전략을 취했다.
그래도 되는 것은 없었다. 수비진이 붕괴된 상황에서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울산에는 치욕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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