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2연승을 거둔 뒤 내리 2연패를 당한 서울 삼성의 처지가 애처롭다.
삼성은 17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을 상대로 76-79로 졌다. 2승 2패가 된 삼성은 오는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최후의 승부를 벌인다.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특히 주득점원인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1쿼터 2득점으로 봉쇄당한 것이 치명타였다. 이 때문에 4-14로 밀렸고 9-22로 쿼터를 끝냈다. 후반 체력 소모가 극심한 경기를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라틀리프에 대해 오리온은 철저한 협력 수비로 웃었다. 특히 이승현이 라틀리프를 골밑에서 밀어내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 일품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 라틀리프를 잘 막아주면 그다음 수비가 기다리고 있다"며 봉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고 실제로 통했다.
물론 라틀리프는 무려 43득점 16리바운드로 괴력을 과시했다.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부터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더블더블을 해내고 있다. 골밑의 라틀리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라틀리프의 대범함은 전자랜드와의 6강 PO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됐다. 전자랜드에도 3승 2패를 거두며 4강 PO에 오른 삼성이다. 이상민 감독은 "라틀리프는 특별하지 않은 이상 짜증을 잘 내지 않는다. 오히려 동료들에게 '걱정하지 말라. 내가 리바운드를 모두 잡아주겠다'며 동료들에게 힘을 주더라"고 말했다.
골밑에 라틀리프라는 확실한 높이가 있다면 외곽에서 도와줘야 하는 것이 순리다. 그러나 4차전에서 삼성은 단 3개의 3점슛만 넣었다. 1개는 라틀리프가 해냈다. 임동섭, 문태영 등 넣어야 할 자원들은 부진했다.
이미 전술을 다 읽힌 상황에서 삼성은 마지막 패턴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만 오리온은 영리한 트랩으로 삼성을 흔들고 있다. 특히 라틀리프에 점수를 줘도 다른 선수들만 막으면 된다는 자신감을 확인했다.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라틀리프의 시즌 평균 득점은 54경기 모두 나와 23.57득점이다. 올 시즌 PO 9경기 동안에는 27.56득점으로 좀 더 향상됐지만, 이면에는 라틀리프만 보는 농구라는 한계가 있었다.
울산 모비스 시절 가장 높은 득점력을 보였던 2014~2015 시즌의 경우 정규리그 54경기 20.11득점, PO 5경기 18.60득점이었다. 울산의 멤버 구성이 화려했다고는 하지만 라틀리프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전술을 앞세운 농구를 했다는 점에서 삼성과 비교된다.
남은 최종전은 정신력 싸움이지만 어디까지나 기민한 전술과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 혼자하는 농구로는 챔프전 진출 꿈을 꾸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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