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수원 삼성)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 조율사 역할을 했다. 교체로 나선 조나탄은 해결사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염기훈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리그 4차전 이스턴SC(홍콩)전에 선발로 나섰다. 이전 경기들과 달리 전술 변화로 왼쪽 측면 공격수에서 중앙 공격수로 이동 배치됐다.
박기동과 투톱의 한 축으로 선 염기훈이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과거 수원이 원톱 요원 부재로 애를 먹었던 시절 제로톱으로 활용됐다. 수원의 스페인 전지훈련에서도 박기동 또는 조나탄과 투톱으로 나서는 등 플랜B 역할을 마다치 않았다.
염기훈은 최근 수원의 경기력에 스스로 분노를 터뜨렸다. K리그 클래식에서 이길 경기를 계속 놓치면서 자신과 선수단 모두에게 화가 나 있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라. 집중하라"는 지시가 염기훈 입에서 쏟아졌다,
ACL는 자존심 회복의 무대였다. 염기훈은 기회가 생기면 왼발로 골문을 겨냥했다. 전반 14분 박기동의 절묘한 침투패스를 받아 방향을 전환해 슈팅하며 의욕을 보였다.
답답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37분 염기훈의 골로 달라졌다. 박기동의 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나온 것을 잡아 고승범이 반대편으로 가로지르기를 했고 염기훈이 헤딩으로 균형을 깼다. 고승범의 시야와 후방에 있던 염기훈이 빠르게 전방으로 이동한 결과였다.
염기훈은 43분 역습 과정에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최고의 기회를 얻었지만 왼발잡이인 그에게 오른발 슈팅 각도만 나왔고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스턴은 염기훈의 왼발에 알고도 당했다. 후반 18분 고승범의 골도 염기훈이 시발점이었다. 중앙 밀집 수비에 과감하게 돌파 후 측면 패스로 깬 뒤 이용래에게 패스했다. 이용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연결한 것을 고승범이 골로 연결했다.
염기훈은 26분 조나탄과 교체됐다. 이번에는 조나탄이 역할을 할 차례였다. 조나탄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29 31분 2분 사이 두 골을 몰아쳤다. 후방에서 연결되는 볼을 놓치지 않았다. 이스턴 원정에서도 염기훈, 조나탄이 후반 중반 교체로 등장한 뒤 경기가 풀렸고 염기훈의 가로지르기를 조나탄이 헤딩해 결승골로 연결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조나탄은 지난 8일 상주 상무와의 클래식 5라운드에서 절호의 골 기회를 헛발질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만회하는 완벽한 골이었다.
두 에이스가 중심을 잡은 사이 오른쪽 윙백 고승범은 34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순식간에 2골 1도움이었다. 주전이었던 장호익의 부상으로 측면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영웅이 될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한 고승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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