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멀티 포지션.'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준비한 여러가지 카드 중 하나다.
주 포지션 외에 하나 이상 자리에서 뛸 수 있는 자원을 키워내고 선수 기용 부분에서 좀 더 여유를 두기 위한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는 외국인타자로 내야 전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앤디 번즈를 데려왔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주로 2루수로 나오고 있지만 유격수를 비롯해 '핫코너'인 3루와 1루까지도 소화가 가능하다.
롯데는 그동안 3루를 든든하게 지키던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팀을 떠났다. 이대호가 복귀를 해 1루수 자리를 채웠으나 황재균이 빠진 곳을 메워야 한다. 조 감독은 베테랑 문규현을 포함해 오승택, 정훈 그리고 상황에 따라 번즈도 3루수 후보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롯데는 어쩌면 올 시즌 박준서(은퇴) 이후 가장 많은 선수들이 여러 자리를 오가며 뛰는 장면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멀티 포지션은 내야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군 입대(경찰청) 이전부터 롯데 외야에서 붙박이 중견수로 뛰었던 전준우는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우익수 훈련도 함께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서는 낯선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다. 전준우가 우익수로, 손아섭이 전준우가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중견수로 각각 나섰다.
전준우는 포지션 변화에 대해 "큰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며 "캠프에서 준비는 했다. 연습경기에서도 그 자리에서 뛰었는데 이상하게도 타구가 잘 오지 않더라"고 웃었다.
중견수는 내야로 치면 유격수와 비슷하다. 수비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좌, 우익수가 상대적으로 수월할까. 전준우는 "중견수 자리에 익숙하다보니 낯선 타구가 많이 오는 편"이라며 "아무래도 우익수 자리에 있다보면 좌타자가 잡아당겨 칠 경우 슬라이스성 타구를 종종 본다. 아직은 좀 더 적응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준우에게는 한 가지 더 적응해야할 일이 있다. 넥센과 원정경기를 치르는 장소인 고척 스카이돔이다. 그는 돔구장에서 수비를 한 경험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아직은 적다. 고척 스카이돔은 지난 2015년 11월 개장했다. 넥센은 지난 시즌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전준우는 지난해 9월 전역하기 전까지 그 기간 대부분을 경찰청에서 뛰었다.
그는 "돔 천장 쪽으로 공이 들어가면 낙구 지점 판단이 잘 안된다"고 걱정하면서도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눈에 익숙해질 때까지 많은 타구를 잡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준우의 포지션 변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롯데 입단 전 경주고와 건국대 재학 시절 내야수 기대주로 꼽혔다. 경주고에서는 유격수로 주로 뛰었고 건국대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대학리그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았다.
롯데에서도 처음에는 3루수를 맡았으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팀을 맡고 있던 지난 2009년 외야수로 전업했고 이후 롯데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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