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올시즌 한국전력 앞에서 유독 작아졌다. 1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치른 맞대결에서 내리 졌다.
하지만 지난 8일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6라운드 한국전력과 경기에서는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홈팬 앞에서 거둔 완승이라 기쁨은 더했다.
2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정규리그 맞대결을 모두 내줬다면 '봄배구'에서 부담을 더 가질 수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이날 승리는 의미가 있다.
한국전력전 승리의 주역은 주포 문성민도, 센터 신영석도 아니었다. 팀내에서 보조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역할을 맡고 있는 박주형이었다.
그는 이날 팀내에서 가장 많은 15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도 75%로 높았다. 서브에이스는 4개를 기록했다. 박주형이 돋보인 때는 3세트 9-9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 그는 3연속 서브에이스를 성공했고 현대캐피탈은 대니(크로아티아)가 시도한 오픈 공격까지 포함해 4연속 득점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사실상 이때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주형의 종전 한 경기 개인 최다 서브에이스는 2개. 모두 3차례 작성한 적이 있다. 한국전력을 상대로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박주형은 "경기 전 연습을 할 때부터 서브가 잘 들어갈 것 같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플로터 서브를 시도하며 감아치는 것을 2년전부터 꾸준히 연습했었다. 최근에 와서 감이 조금씩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서브 뿐 아니라 리시브가 흔들려 어렵게 연결된 2단 볼처리 과정에서도 성공률을 많이 끌어올렸다. 그는 "세터 노재욱 덕분"이라며 "(노)재욱이가 그래도 잘 올려줬기 때문에 성공 횟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공을 동료에게 넘겼다.
코트 안에서 눈에 크게 띄지는 않지만 박주형이 살아나면서 팀도 상승세다. 현대캐피탈은 6라운드들어 5연승으로 내달리고 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박주형의 활약을 보면 흐뭇하다.
최 감독은 "(박)주형이는 숨은 살림꾼"이라고 말했다. 전문 수비수인 리베로와 함께 수비와 서브 리시브 등 궂은 일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V리그 출범 후 우승을 양분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에는 박주형과 같은 역할을 한 선수가 있었다. 최 감독이 현역 선수 시절 가장 오래 몸담은 삼성화재에는 석진욱(현 OK저축은행 수석코치)이 있었고, 현대캐피탈도 장영기(현 KB손해보험 코치)가 그런 역할을 담당했다.
그들에 앞서 박희상 전 드림식스 감독 및 현대캐피탈 수석코치(현 KBS N 스포츠 배구해설위원)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이름을 날렸다. 올시즌 V리그에는 서재덕(한국전력) 송희채(OK저축은행) 신으뜸(우리카드) 등이 박주형과 같은 포지션과 역할을 맡은 선수로 분류된다.
박주형은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편"이라며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까지 좋은 감이 끊기지 않고 이어졌으면 한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박주형의 상승세가 바람대로 이어진다면 현대캐피탈의 '봄배구' 전망은 한층 더 밝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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