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뚜껑을 열자 걱정은 기우였다. 내로라하는 스타들로 구성된 '무게감 높은' 중심타선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클린업 트리오가 국내 첫 평가전에서 화끈한 타격실력을 선보였다.
김태균-최형우-이대호로 구성된 한국의 중심타선 3인방은 묵직한 체구와 엄청난 몸값(합계 334억원)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발 장타력과 정교한 타격, 섬세한 선구안을 모두 겸비해 '피해갈 구석이 보이지 않는' 타선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까지 진행된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선 코칭스태프의 우려 아닌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제 2월인 까닭에 타격감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한창 몸을 만들고 시즌 준비에 열중해야 할 시기이니 아직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지만 큰 대회를 앞둔 선수단의 입장은 다르기 마련.
하지만 '334억 트리오'의 실력을 확인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쿠바와의 첫 국내 평가전에서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화끈한 타격으로 한국의 완승에 크게 일조했다.
'김최이' 트리오의 위력은 1회말 첫 공격부터 발휘됐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타석의 김태균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장쾌한 2루타로 포문을 열자 후속 최형우는 침착한 선구로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타점 찬스에서 들어선 우타자 이대호는 상대 선발투수 요스바니 토레스의 공을 가볍게 밀어쳐 1-2루를 가르는 선제 적시타를 때려냈다.
1-0으로 앞선 2회에는 김태균의 '타점 본능'이 반짝 빛났다. 허경민의 우전안타, 김재호의 볼넷, 민병헌의 좌전안타로 조성된 2사 만루에서 타격 기회를 잡은 김태균은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스코어 3-0을 만드는 적시타였다.
이들 3인방의 맹타로 초반 승기를 잡은 한국은 3회 김재호의 적시타, 5회 민병헌의 적시타로 1점씩 얹은 뒤 5-1로 앞선 6회 손아섭의 우월 솔로포로 쐐기점을 뽑아 낙승했다.
이날 중심타선 3인방의 기록은 합계 9타수 3안타 3볼넷 3타점. 모두 6번 출루했고, 한국이 이날 기록한 6득점의 절반에 해당하는 타점을 책임졌다.
'선봉장' 김태균이 3타수 2안타 볼넷 2개 2타점으로 가장 맹활약했고, 최형우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1회 선제득점의 징검다리가 된 볼넷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WBC 개막을 앞두고 한국의 가장 큰 자랑인 '묵직한' 중심타선이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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