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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마르베야]조언받은 조원희, '경계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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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공부하며 추구에 새 시각…"주전 아니지만 주어진 역할에 집중할 것"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부지런함의 대명사 조원희(34)는 한국 나이로 어느새 서른 다섯이 됐다. 소위 노장축에 속하는 나이다.

조원희의 축구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2002년 울산 현대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지만 단 1경기 출전에 그치며 당시 광주 상무에 입대했고 이후 2005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수원에서는 2008년 팀의 네 번째 우승을 이끈 공신이었다. 어디든지 뛰어다니는 조원희의 부지런함은 국가대표 승선이라는 영광으로 이어졌다. 측면 수비수이면서 중앙 미드필더까지 주어진 역할은 다 해냈다. 비록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벤치만 지키며 1분도 뛰지 못했지만, 그의 축구 경력에서는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2008~2010년에는 위건 애슬레틱(잉글랜드)을 경험했다. 이 역시 잊기 어려운 시간이다. 수원으로 복귀한 뒤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 갑급리그(2부리그) 우한 줘얼을 거쳐 경남FC, 오미야 아르디쟈(일본),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서울 이랜드FC 등 생존을 위해서는 어디서든 뛰었다. 일부에서는 자신만을 위해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며 팀을 옮겼다는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축구 선수'이자 '프로' 신분인 조원희는 신경쓰지 않는다.

수원의 영광과 아픔을 모두 함께했던 조원희는 현재 경계선에 있다. 주전과 비주전조를 모두 오가는 애매한 위치다.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전지훈련에서도 주전조의 경기에 교체로 나섰다가 비주전조의 경기에는 선발로 나서는 등 자기 관리가 상당히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훈련도 마찬가지다. 비주전조는 대부분 조원희의 후배들이다. 유스팀에서 우선지명으로 입단했거나 조커로 활용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섞여 있다. 7일 훈련에서도 비주전조 후배들과 뒤섞여 볼 터치를 했다. 늘 주전만 차지했던 조원희다. 서운하지는 않을까. 먼저 훈련을 끝내고 철망 사이로 주전조의 훈련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그는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차)두리 형이 그러더라고요. 이제는 감독, 코치님들을 도우라고 말이죠. 지도자의 시선에서 보면서 축구를 하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인지 서서히 이해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고요."

조원희는 B급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해 놓은 상태다. 이제는 축구 인생을 좀 더 멀리 봐야 하는 시점이다.

그는 "지도자 자격증 연수에서 늘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던 동료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데 그렇게 어색하고 어려울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도 많이 해보고 말솜씨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프리젠테이션은 다른 개념이더라. 그렇게 또 공부하게 되더라"고 되뇌었다.

공부하면서 지도자의 마음을 이해해 선수 생활이 더 편해지더란다. 과거에는 자신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지도자의 전략을 생각하니 모든 것을 더 많이 수긍하게 되더란다.

"연수를 받으면서 모든 것들이 이해가 되더라. 공부를 같이 한 정조국(광주FC)도 그렇고 다들 어떤 집착을 내려놓으니 축구가 더 잘 보이고 편하게 이어진다고들 하더라. 나 역시도 그렇다. 나이와 상관없이 주전 경쟁을 계속하는 것은 맞지만, 지도자들이 생각해 놓은 선수 활용법을 이해하면서 내 역할에 대해 수긍하게 되더라. 고종수 코치도 그러시더라. 놓아야 할 때는 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경계인의 신분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주전조는 경기를 뛰고 나면 피로 회복에 전념하면 되지만 조커는 경기 다음 날에도 회복 훈련 대신 비주전조와 똑같은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여러모로 빡빡하다. 언제 부름을 받을지 모르는 일이라서 더 그렇다.

"지난해에도 주전과 비주전을 오가면서도 상당히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했더라. 마르베야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전체 1위, (박)기동이가 2위다. 양 팀을 모두 오가면서 많이 뛰게 된다. 어차피 대회 출전도 많고 뛸 경기도 있으니 팀이 구상한 대로 이해하고 기회가 오면 뛰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조원희의 새로운 축구는 마르베야에서 꽃피우기 시작했다.

조이뉴스24 마르베야(스페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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